[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구독'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비와 달리 매장 방문이 필요 없고, 고객의 장기적인 이용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매번 동일한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이점이 크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용되던 '구독경제' 시스템이 빵, 커피, 반찬, 가전 정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구독'이라는 시스템에 집중하지만 기존 구독 서비스들과는 차이가 있다.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모으는 ‘모객’효과, 인프라 활용도의 극대화에 주목한다.

▲ 롯데마트가 지난 12일 홈케어 정기 케어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지난 12일 롯데하이마트에서 시작한 ‘홈케어 정기 케어’ 서비스는 기존의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마련된 구독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 전문 CS마스터가 클리닝 장비를 갖추고, 가정을 방문해 가전·침구 등을 관리해주는 토탈 홈케어 서비스다.

지난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 클리닝 서비스를 비롯해 침대 매트리스, 주방 후드, 방충망 교체, 곰팡이 제거 등 주거 공간 전반에 걸친 서비스 역량을 갖췄다. 서비스 접수 후 1년 동안, 3개월 주기로 총 4번 관리 받을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구독 경제’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고, 이에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이와 관련한 홈케어 서비스를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9개에 이르는 서비스 품목을 갖췄고, 이 서비스의 확대 적용에 나서는 중”이라고 전했다.

▲ 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1월 베이커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메나쥬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정기 구독 상품은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제공,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보다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베이커리 월 정액 서비스를 내놨다. 신세계 영등포점 식품관 '메나쥬리' 매장에서 한 달에 5만원을 결제하면 매일 방을 하나씩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다.

메나쥬리의 빵 가격이 1개에 4200~5500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좋다. 30일간 매일 빵을 받는다면 정가의 30% 수준으로 동일한 제품을 받을 수있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일일 고객 유치를 늘리고, 빵 브랜드 메나쥬리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T카페에서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커피 월 구독권’을 오는 4월까지 판매한다. 4980원짜리 구독권을 구입하면 ‘일자별 아메리카노 교환권’ 31장과 ‘커피+스콘세트 교환권’ 2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T카페에서 판매중인 아메리카노(1000원), 커피+스콘세트(2000원) 가격을 감안하면 효용이 높다. 다만 ‘본전’을 뽑기 위해서는 최소 3회의 마트 방문이 이뤄져야한다. 마트를 방문하는 고객 대부분이 ‘카페’가 아닌 ‘쇼핑’이 목적임을 감안할 때 이 역시 고객 유입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볼 수 있다.

편의점 GS25와 CU도 각각 '카페25' 도시락 예약 구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각각의 서비스들은 오픈 한 달 만에 이용건수 50% 증가, 매출액 82% 신장을 기록했을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구독 서비스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지출액이 한정된 1인가구를 위한 것이었지만 유통기업들의 구독 시스템은 다소 차이가 있다"라며 "기존에도 있던 구독 서비스를 유통기업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확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충성고객으로 봐야 할 정도로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같은 매장에서 다른 물품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출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