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유럽 뉴욕 등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으로 13일 국내 증시도 폭락장을 보이며 투자자들이 패닉상태로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흥분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향후 정부의 부양대책과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주요선진국의 부양책에 따라 시장은 V자 반등도 가능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하루 한자릿수로 감소하며 완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도 이틀째 100명대를 유지하며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어 코로나 사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유럽과 중동의 확산세가 가파르지만 최근 이탈리아가 전국을 봉쇄하는 등 대응강도를 최고조로 높여 대응하고 있어서 이 또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도 최근 확진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코로나 대응 예산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고 국가 재난 사태 선언을 금명 발표할 가능성이 높고,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도 불안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단기 유동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추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재개도 검토하고 있어 이같은 부양책을 확인하는 여유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폭락장세의 기울기가 가파르기 때문에 새 모멘텀으로 상승반전할 경우엔 그 기울기 역시 가파를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식과 현금보유 비율을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3일 유가증권시장은 장 시작과 동시에 코스피 1700포인트가 무너지며, 9.11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장중 거래가 20분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시장은 투매 양상을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매도해야할지, 투자 피난처는 무엇일지 고민이 커진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 시장이 단기적으로 급락폭이 커짐에 따라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것을 감안하면 무조건 매도 보다는 상황을 보고 대응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 팔아도 거의 실익이 없기 때문에 현재의 사태가 진정되는 것을 봐가며 행동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에 끝난다면 빨리 반전될 수 있겠지만 단기에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지금이 매도할 수 있는 구간은 아닌 듯하다"며 "매수까진 아니어도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매도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지금은 관망하는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 피난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장희종 팀장은 "안전한 피난처로 미국의 국채나 달러 자산, 금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마진 거래 청산 등으로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려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 현금이 가장 확실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재만 팀장과 이경민 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투자 피난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만 팀장은 "주식시장에서 그리고 투자자 선에서 피난처를 찾는건 어렵다"며 "금 등 모든 부분이 다 빠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연구위원도 "안전한 투자처란 없다"며 금과 유가가 빠지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이처럼 시장 상황이 대혼란속으로 빠져들면서 정부는 잇단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잇딴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양책의 강도와 범위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의 제대로된 부양책이 아니면 오히려 시장을 급락속으로 더 몰아갈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만 팀장은 "현재의 섣부른 부양책으로는 시장이 안정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등 이 정도의 부양책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정책들"이라고 꼬집었다.

이경민 연구위원도 "부양책은 많이 나오고 있으나 먹히지 않는 게 문제"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먼저 진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장희종 팀장은 "미국 증시와 연동돼 국내 증시를 매매하는 알고리즘 매매가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엑시트 코리아' 단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팀장도 "엑시트 코리아는 아니다"며 "전체 증시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이 있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즉 한국에 국한시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백신이 나온다든가 생각지도 못한 정책이 나온다든가의 어떤 트리거가 있어야 진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패시브 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에 현재 패시브 펀드에서 이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와 관련해 추가 하락은 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장희종 팀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 브이자 반등 전망 등을 예상할 수 없지만 지금의 가격대에서 추가로 하락하진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추가 하락이 더 나타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론 급락과 대책에 대한 반등이 있을 것 같지만 추가적인 반등이 있더라도 지지부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상반기 내에 대대적인 부양책 효과가 발휘돼야 한다는 게 장 팀장의 의견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번주나 다음주쯤 장세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며 "지켜봐야 한다. 지금 사태가 진정되면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들어올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