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 강남이 '꺾였다'.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여 만에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 등 강남권에 직접적 타격을 가함과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강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2~13%로 쪼그라들었다. 

▲ 출처 = 부동산114

그러나 비강남권은 정부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 주도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20일 조정대상지역에 새롭게 포함된 경기 수원시를 비롯해, 수용성의 일부인 용인과 성남의 가격 상승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상승했다. 상승폭은 0.06% > 0.05% > 0.04%로 2주 연속 둔화됐다. 재건축 단지가 0.05% 하락하면서 일반 아파트는 0.06%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3%, 0.14% 올라 지난주와 비슷한 상승폭을 이어갔다. 

▲ 출처 = 부동산114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권에 수요가 유입돼 상승세를 이끌었다. 관악(△0.19%)은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봉천우성, 신림동 삼성산주공3단지 등이 250만~2000만원 상승했다. 성북(△0.19%)은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하월곡동 성북힐스테이트, 꿈의숲푸르지오 등이 1000만~2500만원 올랐다. 노원(△0.17%)은 상계동 상계주공1,3단지가 1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강남4구는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4구가 일제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22일 이후 1년 만이다. 강동(▼-0.06%)은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가 1500만~4000만원, 서초(▼-0.02%)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와 주공1단지가 1000만~2500만원 하락했다. 송파(▼-0.01%), 강남(▼-0.01%)도 떨어졌다. 

신도시는 중동(△0.07%), 산본(△0.06%), 분당(△0.04%), 동탄(△0.04%), 평촌(△0.03%), 일산(△0.02%), 광교(△0.01%) 순으로 올랐다. 수도권 신도시 시장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규제지역의 상승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중동은 중동 은하효성, 은하쌍용, 꿈삼환한진 등이 500만~1000만원 올랐다. 산본은 산본동 을지삼익,한일과 가야5단지주공1차, 금강주공9단지2차 등이 750만~1000만원 상승했다. 

▲ 천천동 푸르지오. 출처 = 네이버 거리뷰

경기·인천은 이른바 ‘수용성’의 강세가 여전했다. 수원(△0.32%)은 권선동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이 1000만~1500만원, 세류동 수원LH센트럴타운이 500만~2000만원, 천천동 천천대우푸르지오가 500만~1000만원 뛰었다. 성남(△0.29%)은 중앙동 중앙힐스테이트1차, 도촌동 휴먼시아섬마을3단지가 500만~1000만원 올랐다. 용인(△0.29%)은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과 중동 어정마을롯데캐슬에코1단지가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조정대상지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3억 이상의 주택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까지 가세해 전반적인 주택거래량이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주 발표와 관련해 “고가주택과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서울 강남4구가 1년 만에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 대장주가 주도하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수석연구원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비강남권 일대나 서울과 인접한 경기와 인천의 풍선효과는 여전했다”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 대출규제가 덜한 지역 중심의 유동성 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