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않게 번지며 국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가운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두고 각자의 이견이 커지고 있다. 야당이 추경 편성에 있어 '현미경 심사'에 나선 가운데 여당과 행정부가 추경 증액 여부를 두고 충돌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13일 현재 국회에서는 추경 예비심사가 진행중이다. 국회 정무위 및 교육위 등 7개 상임위원회가 추경 예비심사를 통해 총 6조2604억원을 증액해 의결한 가운데 일단 추경 증액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여당이 추경 증액에 적극적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에서 추경이 증액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상태에서 내부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편성한 11조7000억원의 추경안을 원점에서 검토해 증액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단 국회에서 '11조7000억원 + 알파'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행정부가 추경 증액에 난색을 보이는 점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추경 증액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를 하지 않는 상태다.

여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개적으로 추경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추경 증액에 미온적인 홍 부총리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정당이 장관을 해임할 권한은 없지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압박하고 있다. 추경이 정식으로 통과되려면 국회 본회의를 지나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홍 부총리에 대한 '적극적인 액션'에 나서는 셈이다.

홍 부총리는 그러나 여전히 추경 증액에 선을 긋고 있다. 홍 부총리는 12일 자기의 SNS를 통해 "그동안 코로나19 방역과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우리 경제의 모멘텀과 힘을 키우고자 총력을 다해 왔고, 특히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면서 "저도 민생의 절박한 목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면서 과연 무엇이 국가경제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매 순간 순간 치열하게 고민해 옴. 지금은 우리 모두가 뜨거운 가슴 뿐만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 국회의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 어제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시 여러 의견들이 제기. 기재부는 어려운 계층 지원도, 경제 살리기도, 재정지원의 합리성 형평성도, 그리고 재정건전성과 여력도 모두 다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 나갈 것"이라면서 "눈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는 시구를 떠올리며.....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오직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임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11조7000억원의 추경 편성만으로 나라살림이 휘청이는 가운데 추가 증액에 나서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차가운 머리'의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그러나 여당은 물론 재계를 중심으로도 추경 증액 필요성이 거론되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