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닉에 빠진 시장에 레포(Repo)를 통한 1조5000억달러의 단기유동성 공급을 파격적으로 늘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국 CNN 방송 등 주요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연준이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등을 통해 대규모의 자금을 금융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조5,000억 달러는 1개월·3개월짜리 단기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을 통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연준은 이틀간 1개월·3개월짜리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각각 5,000억달러 한도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연준은 레포 거래 한도를 10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상향조정한 적 있는데 이를 다시 3배 이상 늘린 것이다.

WSJ는 이런 조치가 12, 13일 이틀에 걸쳐 운영되면 1조5000억달러의 단기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레포 거래와 별도로 국채 매입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그동안 매달 6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단기물 국채(Treasury bills)를 순매입했는데, 매입 대상을 물가연동채권(TIPS)등으로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초단기 자금시장의 안전에 주력했던 연준이 더는 단기물에만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연준의 결정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릴 만큼 강력한 조치로 보인다.

CNN은 이 조치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채권 등을 매입해 유동성을 늘리는 조치인 양적 완화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비앙코 비앙코 리서치 대표는 “연준이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며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발사한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은 기존의 대규모 양적완화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는 18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폭과 양적 완화 등 유동성 공급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 연은은 전일에는 오버나이트 레포 한도를 1천750억 달러로 올리고, 1개월 물 레포를 500억 달러 규모로 운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단기 금리가 급등하고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자 레포 운용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