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살롱 오송 ‘온라인 발표회’

과학단체, 코로나19 전문가 포럼 마련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 풍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셀트리온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과 계획, 신속진단키트 개발, 면마스크 50만장 무상 지원 등의 방침을 발표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업계 오픈 이노베이션ㆍ소통의 장인 ‘혁신신약살롱’ 오송에서는 온라인 회의 형식으로 이뮨메드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VSF(Virus Suppressing factor)에 대해 발표했다.

과학기술단체들도 유튜브를 통해 확인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온라인 포럼을 마련해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어떤 방식을 활용해서라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 “앞장서서 코로나19 극복 위한 일 진행할 것”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12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6개월 내에 환자에게 코로나19가 투약될 수 있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리밍은 셀트리온 PR팀에서 사전에 참석 여부를 확인한 후 임시채널 URL을 참석자에게 전달해 이뤄졌다.

온라인 발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완치된 환자의 혈액을 유관기관으로부터 받았다. 빠르면 이달 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발굴 및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진 회장은 “5월부터 해당 항체 세포주를 개발해서 임상용 항체를 생산한다고 보면 약 6개월 뒤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이 긴급으로 하기 위해 리뷰와 동물임상 데이터 등을 다 고려해서 인체를 통한 임상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바이러스를 커버할 수 있는 일종의 멀티 항체를 개발해 임상 1상ㆍ2a/b상까지 마친 상태다. 해당 항체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규모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치료제도 인체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해뒀다. 항체 치료제 개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서정진 회장은 “치료용 항체 쪽은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대개 이런 항체들이 개발되는 데는 아무리 빨라도 18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이 보통. 나라와 전 세계가 처해있는 상황을 봤을 때 최단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동원”이라고 덧붙였다.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셀트리온 직원들은 24시간 3교대로 조를 짜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항체 치료제 개발은 대개 항체를 선택한 후 세포주를 개발, 수율이 높은 공정을 디자인하고 동물실험 후 임상 1ㆍ2ㆍ3상을 해야 한다. 서 회장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체 선택이 끝나면 동물임상을 진행하고 인체 프로센싱을 병행해서 빨리 임상을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는 임상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치료제 개발 이외에도 검사 시간을 10~20분대로 대폭 줄인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개발 중이다. 이 기업은 또 현장 직원들이 입는 무진복 원단으로 면마스크를 만들어 주요 사업장이 있는 인천 및 청주 지역주민 50만명에게 무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이 마스크는 필터를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서정진 회장은 “필터에 해당하는 부분을 지속 찾고 있다”면서 “나중에 필터도 삽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빠르면 10일, 늦어도 2주 뒤까지 필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 방식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이뤄졌다. 방송 도중 실시간으로 질문을 채팅방에 올리면 셀트리온 PR팀에서 일괄 취합해 정리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서정진 회장이 직접 답변하는 방법이었다.

서 회장은 “(온라인 발표를) 처음하는데 카메라 하나 보고 하다보니 어색하긴 하다”면서도 “한국이 코로나19를 가장 모범적으로 퇴치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뮨메드, 혁신신약살롱 오송서 HzVSF 기전 발표

민간이 주도하는 제약바이오 업계 소통의 장 혁신신약살롱 오송은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개 오송에서 열리지만 이번에는 온라인 회의 형식을 통해 이뤄졌다. 혁신신약살롱 오송을 이끌고 있는 베스티안 이노베이션센터 양재혁 실장은 사전 참석자를 받아 동영상 컨퍼런스 운영 앱 ‘Zoom’을 활용해 행사를 진행했다.

▲ 3월 10일 혁신신약살롱 오송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출처=혁신신약살롱 오송

행사에서는 각 참석자가 본인을 소개하는 시간을 보낸 후 최영진 데이터씨 대표가 한 주간 제약바이오 업계 이슈를 소개했다. 이후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는 VSF에 대해 소개했다. Zoom은 컨퍼런스 운영 앱으로 화상회의와 같이 운영된다. 혁신신약살롱 오송에서는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했다.

발표에 따르면 VSF는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윤원 대표는 온라인 발표를 통해 “80대가 넘고 위중한 환자에게 (VSF를) 투약했다”면서 “14일 차에 투약을 하려고 보니까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 호전돼 14일 투여를 생략하고 또 다른 위중 가능성이 있는 중증 환자에게 투여 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서 서울대병원이 요청한 치료목적 사용승인 신청을 허가했다. 이는 연구자인 병원 담당 환자 주치의가 주도로 치료제 대안이 없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개별 환자에 대해서 건 별로 신청, 승인 등이 이뤄진다. 업계에 따르면 첫 번째 환자 투약 승인은 신청 2~3일 만에, 두 번째 승인은 신청한 당일 승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가 화상 회의에서 VSF의 기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혁신신약살롱 오송

이뮨메드는 VSF를 염증성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질환은 만성B형간염 등이다. 이뮨메드는 관련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해뒀다. 김윤원 대표는 “인플루엔자나 혹시 또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등이 유행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연구를 했었다”면서 “갑자기 코로나19가 생기면서 치료제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일본 의약품ㆍ의료기기종합기구에서 의약품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심사관도 참여해 질의응답을 나눌 수 있었다. 서울 등 오송 외 지역의 전문가들도 다수 발표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 나온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단체, 코로나19 중간 점검 포럼 열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동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중간 점검, 과학기술적 관점에서’를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감염 확산을 예방하고자 청중 없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는 코로나19의 특성과 통계를 바탕으로 의학적 후유증 예측과 최소화 방안, 추후 대처 방안 등을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주제발표는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바이러스학)가 ‘코로나19 바로알기-팩트체크’에 대해 발표했다. 도경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영상의학)와 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감염내과학)가 코로나19 감염증 피해를 줄이기 위해 ‘COVID-19(SARS CoV-2) 폐렴의 임상 경과’와 ‘COVID-19(SARS CoV-2) 폐렴 합병증과 대책’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다.

패널토론에서는 김호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병리학)을 대표 사회로 김형래 한국화학연구원 CEVI 융합연구단 바이러스치료제팀장(바이러스학),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감염병학),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감염내과학),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진단검사의학), 임요한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통계학)가 참여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코로나19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과학기술적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련 전문가의 권고를 침착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