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항공을 신용등급 하향검토(워치리스트) 대상에 등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신용등급은 기존의 'BBB+'로 유지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익 창출력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고, 현재 시점에서 단기간 내 수익성 정상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한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110여개국에서 한국 출국자에 대한 격리와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 중 80% 이상의 운항을 중단했다.

한신평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동사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3월 첫째주에는 약 70% 감소했다"며 "단가 하락을 감안할 때 매출액 감소폭은 이를 상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 노선의 운항이 중지된 상황에서도 감가상각비 등 대규모 고정비 발생이 이어지면서 이익 창출은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했다"며 "여객수요 둔화와 화물수요 부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추세화 할 경우 영업 펀더멘털의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신평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할 경우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적 악화가 심화한 탓에 단기적으로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 저하가 불가피한 만큼, 대한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한신평은 "현재와 같이 매출액이 급감하는 상황이 2~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통제장치가 작동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신평은 향후 국내와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추세와 항공운송 수요 정상화 여부, 유동화 차입금 관련 트리거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