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통업계의 봄 소비 품목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3월~4월은 의류, 외출 품목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지만 올 들어선 완구, 홈 트레이닝 용품, 대용량 생필품, 주류 등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필품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외식이 줄고,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재택근무 증가, 개학 연기 등 사회적인 분위기가 미치는 영향이 컸다.

▲ 홈플러스의 온라인 창고형 매장 '더클럽'의 2월 매출이 전월 대비 크게 늘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2월10일~3월10일까지 창고형 매장 ‘더클럽’의 온라인몰을 이용한 고객은 전월 대비 2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전월 대비 220% 이상 늘었다. 홈플러스 일반 온라인몰 대비 2배 이상 높은 신장률이다. 올해 2월의 경우 설 명절 특수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품목별로는 ▲신선식품 328% ▲가공식품(간편식 포함) 196%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집밥 수요 증가로 식재료 판매가 늘었고, 고객들도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창고형 온라인몰로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 이마트에서 '홈트족' 위한 피트니스 용품 할인전을 진행한다. 사진=이마트

집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홈 트레이닝' 용품 판매도 많아졌다. 올해 2월 17일부터 3월 5일까지 롯데마트몰의 등산용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용품 1680%, 웨이트용품 16.9%, 캠핑용품 68.5% 등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아령과 요가밴드, 훌라후프의 매출도 211.8%, 58%, 16.1% 늘었다.

이에 롯데마트는 스포츠용품 특가전을 마련했다. 대표 품목은 ▲마운틴이큅먼트 힙색 ▲스포츠550 캠핑매트(1인용) ▲아이언메쉬 캠핑테이블 등이다.

이마트도 홈트레이닝 용품 판매에 집중한다. 대표 홈트 상품은 ▲숀리 엑스바이크 x10 ▲아디다스 스쿼트 밴드 3입세트 ▲아이워너 패브릭 튜빙세트 ▲EVA 스포츠매트다.

▲ 신세계백화점 본점 와인하우.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과 편의점 이마트24는 주류 부문의 매출이 높아졌다. 이마트24의 올해 1월 맥주 매출신장률은 전년 대비 13.7% 늘었고, 2월 매출 신장률은 34.5%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일부터 29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와 와인의 특성상 회식이나 저녁 모임과 달리 식사에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 점이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마트24는 홈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맥주 8캔을 1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대상 기간은 3월 중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이며, ▲카스후레시 캔맥주(500ml) ▲오비라거캔(500ml) ▲구스아일랜드IPA(473ml) ▲구스아일랜드312(473ml) ▲파타고니아(473ml) 등 캔맥주 5종이 대상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15일까지 지하1층 와인하우스에서 특판을 진행한다. 소믈리에 추천 와인 10선’을 비롯해 직매입 와인 최대 40% 할인 행사가 이뤄진다. ▲샤또 몽페라 화이트 ▲아싸 크리안자 ▲핀카엘오리엔 리제르바 말벡 등 주력와인을 1~3만원대에 판매한다. 

▲ 홈플러스가 키즈 기획전을 진행한다. 사진=홈플러스

어린이집, 초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동들을 위한 완구 매출(온라인)도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2월10일~3월8일까지 4주간 아이들 교육용 블록완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신장했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 온라인몰의 2월18일~3월2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늘었다. 

이에 홈플러스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전국 140개 점포 및 온라인몰에서 ‘키즈 기획전’을 시작했다. 주요 완구와 아이들 운동용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부정적인 이슈가 유통 채널들의 판매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라며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위주로 판매가 크게 늘었지만 이 품목들은 매출 비중이 낮아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