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이커머스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격적인 시장 진출로 보기보다는 가능성 타진에 머무는 수준이지만, 인플루언서 및 계열사를 총동원한 이커머스 기반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 여부에도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삼성픽. 출처=갈무리

삼성픽,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픽이라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을 베타 서비스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해 최고의 효율을 보장하는 최적의 광고주를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높은 기대수익을 창출하는 퍼포먼스형 마케팅 플랫폼을 표방한다.

말 그대로 인플루어서와 이커머스 마케팅을 결합한 모델이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광고주와 인플루언서의 매칭, 자동화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 SNS 채널 외에 삼성 갤럭시 단말이라는 새로운 홍보채널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픽의 서비스는 브랜드형, 퍼포먼스형, 오픈마켓형으로 구분돼 있다.

인플루언서에게 콘텐츠 기획 및 제작과 확산에 대한 전권을 제공하며 관련 솔루션을 지원하면서 삼성 갤럭시 단말을 통한 홍보채널을 보장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이 보유한 SNS와 유튜브를 통해 광고주와 협업하는 사례가 많았다. 여기에 삼성픽은 삼성 갤럭시 단말을 통한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 채널을 제공하는 특수성을 보장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단말기에 본인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아직 베타서비스 단계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확답할 수 없지만, 국내 인플루언서들이 삼성 갤럭시 단말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도 꿈은 아니다.

현재 삼성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전격적인 투자에 다수 나서는 것을 고려하면, 추후 인플루언서 마케팅과의 시너지 활성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은 삼성벤처투자와 삼성넥스트를 통해다수의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1월 미국의 5G·4G 통신망 설계 전문기업인 텔레월드 솔루션즈 인수, 2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미국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등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도 보이지만 인공지능 기반 고객 대응 플랫폼 다이렉틀리, 증강현실 기업 스페이셜에도 투자한 점이 눈길을 끈다.

보안업체 및 호스피탈리티 스타트업에도 투자한 가운데 지난 3월에는 인도의 영상 콘텐츠 스타트업인 플릭스트리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약 5000만명의 현지 고객을 보유한 플릭스트리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며, 당장은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는 소프트웨어 인프라로 활용되며 인풀러언서 마케팅 및 이커머스 전략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출처=갈무리

한편 삼성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주총을 통해 정관 일부를 변경해 '제조 및 판매업'과 '전자상거래업', '중고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포함하는 정책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이커머스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그 성과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자체 제작상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연내 정수기 사업을 시작으로 렌탈시장에 참전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교원웰스 및 스마트렌탈 등 렌털 기업들과 협력하며 간접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올해는 본격적인 시동에 걸 것으로 보인다. 그 연장선에서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계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LG OLED TV. 출처=LG전자

LG, 수직계열화 이커머스?
삼성전자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중심으로 자사 하드웨어 플랫폼의 '채널화'까지 염두에 둔 전략을 가동하는 가운데 LG전자도 이커머스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이커머스 시장 타진에 이어 최근에는 본격적인 참전을 선언했다. 인공지능 등을 통한 강력한 생활밀착형 플랫폼일 가능성이 높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LG 계열사 판토스가 물류와 운송을 맡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전자의 이커머스 전략은 아직 베일에 가려진 것이 많지만, 일단 자체 물량을 인공지능 기술로 묶어 적재적소에 뿌리는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본격적인 이커머스 전략을 가동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순차적인 가능성 타진 수순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