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이번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 그러나 배당액의 상당 부분은 지주들의 지분율이 높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모두 25%를 넘어섰다. 우리금융이 26.6%로 가장 높고 KB금융(26.0%), 하나금융(25.6%), 신한지주(25%) 순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총 순이익은 11조27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3조4035억원, KB금융 3조3118억원, 하나금융 2조4084억원 등 신기록을 쏟아냈다.

총배당을 보면 신한금융이 8839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B금융 8610억원, 우리금융 5056억원, 하나금융 4665억원 등 4개 지주사의 배당액만 2조7170억원에 달한다. 다른 시중은행인 기업은행도 1조627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3826억원을 배당한다.  

지주사들의 배당은 대부분 외국인 주주에 돌아간다.

이날 기준 주요 주주 비율을 보면 하나금융은 외국인 주주비율이 67.52%에 달한다. KB금융은 66.96%, 신한지주는 64.87%로 높다.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29.34%)과 정부 지분이 높은 기업은행(19.14%)은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율이 낮다.

▲ 지난해 주요 금용지주 당기순이익, 배당액. 출처=각 사

이에따라 KB금융의 배당액 8610억원 중 5765억원은 해외로 나간다. 역시 신한지주(5733억원), 하나금융(3149억원), 우리금융(1483억원)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 11조278억원 중  1조6134억원은 외국인의 몫이다.

이와 관련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은 버는 것 이상으로 배당을 진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8년 순이익이 3074억원에 그쳤지만 9341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303.9%에 달했다.

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씨티그룹 산하의 COIC(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다. COIC는 씨티은행 지분율은 99.98%다.

씨티은행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약 652억4663만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 2월 13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1145억7917만원에서 43.1% 줄었다. 씨티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295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계산한 배당성향은 22%로 4분기 순이익이 더해지면 더 내려갈 전망이다.

미국 스탠다드차티드 NEA가 최대주주인 SC은행은 2018년 결산배당으로 1120억원, 중간배당으로 지난해초 5000억원 등 612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그러나 2018년 당기순이익은 2214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