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항공기들.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까지 불발에 따라 국제유가가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항공업계 이목이 쏠린다. 유가 하락은 항공업계에 호재라는 점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여행객 감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들과 10개 비회원국으로 이뤄진 산유국 연합체 OPEC+는 지난 6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14개 회원국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배럴, 50만 배럴 씩 하루 총 150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길 원했지만 비가입국인 러시아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합의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폭락했다.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6일 10.07% 하락해 배럴당 41.28달러로 마감했다. 약 3년7개월 만에 최저치이자 2014년 11월 이후로 최대 낙폭이었다.

이날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 또한 9.44% 하락한 45.27달러로 2017년 6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향후 더 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WTI는 30달러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 하락시 수혜를 받는 산업으로 분류된다. 항공사 매출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영업비의 25~30% 가량이 유류비라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유가가 상승하면 고정비가 늘고 유가가 하락하면 줄어드는 구조다. 

국제유가 폭락만 놓고 보면 항공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 여파에 국제 유가 폭락으로 현재 항공유 가격은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의 경우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은 변수다. 

실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8곳 한중 노선이 기존 59개 주 546회 운항에서 올해 1월 23일 중국 우한 봉쇄 후인 2월초에 주 380회로 편수가 30% 줄었다. 지난 2월 둘째주에는 주 162회로 7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반등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LCC관계자는 “이번 유가 하락분은 다음달 정도에 반영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저유가가 이어지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잡히면 실적 개선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 하락으로 유류할증료가 하락해 항공권 운임가격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