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업계의 진통이 끈호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청와대 관련설까지 나오는 등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증권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멸도 커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ICT에 기반을 둔 핀테크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에 속도가 붙고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간편결제나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특유의 신속성과 생활밀착형 본능, 나아가 투명한 전략으로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월 6일 정식으로 출범했으며 카카오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지분 60%에 대해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은 후 즉각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 리테일 사업과 기업금융 사업부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며 카카오페이와 함께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 문화 확산을 목표하고 있다.

▲ 출처=카카오페이증권

장기적으론 카카오페이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새로운 방식의 투자 솔루션,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 사용자 중심의 투자 서비스를 확대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국내 금융 산업과 사용자들의 금융 생활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증권과 함께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며 “누구든지 정보나 자산 규모의 차별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바람은 불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지만 3일 기준 카카오페이 증권에 개설된 계좌는 20만건을 돌파했고 이러한 속도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카카오페이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토스증권도 탄생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업 인가 안건이 오는 11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 상정되는 가운데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부채 성격을 띠고 있는 RCPS를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한 상태에서 토스증권의 탄생을 가로막을 장벽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토스증권은 1600만명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강력한 자사 핀테크 역량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토스는 송금부터 결제는 물론, 10일에는 신용카드까지 출범시킨 상태다.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로 토스의 브랜드로 출시되며, 하나카드가 카드 제작과 발급을, 토스가 카드 회원 모집 및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 토스카드. 출처=토스

기존 증권업계도 이에 대응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특유의 ICT 본능을 활용해 비대면 계좌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 및 등장 초읽기에 들어간 토스증권을 두고 '의미있는 행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이들은 핀테크 기업으로 활동하며 기존 시장을 개혁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주는 쪽으로 특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기존 은행권의 ICT 본능이 더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업계에도 다수의 핀테크 기업들이 도전하며 그 이상의 신선한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나아가 현재의 증권업계는 '왜 핀테크 기업들이 호평받을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