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출처=KB국민은행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확산)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0%대 금리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1%포인트 내린 연 1.039%,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84%포인트 낮은 연 1.286%에 형성됐다.

이날 장초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0.998%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00%를 밑돌기도 했다. 기준금리 1.25%를 역전한지도 오래다.

1년전과 비교하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807%에서 무려 70.6%나 하락했다. 한달전(1.296%)과 비교해도 19.8% 낮아졌다.

미국 국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채권시장도 수요가 몰리면서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7% 밑으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돈이 갈 곳이 없어서 이자가 낮더라도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미국 국채에 자금이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국채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0%대 금리 진입도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다.

오는 17~18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장은 FOMC가 0.75%포인트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곧바로 제로금리로 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3월 FOMC에서 0.50%포인트 인하에 8.5%, 0.75%포인트 인하에 91.5% 확률에 베팅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더 내릴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국채 금리도 더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과 기준금리는 0.172%포인트나 역전된 상황으로 선도금리는 연내 두차례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했다"며 "1% 금리와도 격차도 0.078%포인트에 불과해 0%대 금리의 진입은 이제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 성장 전망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신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충격을 반영해 올해 세계성장률을 2.4%로 지난해 11월보다 무려 0.5%포인트 하향했다"며 "최근의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감안하면 세계성장률뿐만 아니라 국내 성장률의 추가 하향 여지도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4월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시장은 3월 중 긴급인하를 결정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통화정책 여력도 많지 않고 금융불균형 우려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3월 중 임시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시적으로 국고채 3년물이 1.0%를 밑돌 수 있겠지만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