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 인공지능 뮤직 서비스인 바이브가 새로운 음원 사용료 정산 시스템 'VIBE Payment System (VPS)'을 올해 상반기 중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바이브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이 이용자가 실제로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내에서는 획기적인 정산 방식인 가운데, 여기에는 네이버 다운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부작용을 걷어내고 파격적인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네이버만의 연결에 대한 철학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출처=네이버

VPS는 무엇?
지금까지 바이브를 비롯한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방식(비례배분제)을 채택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하면서도 재생된 수에 비례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합리적인 방식이지만 약점도 뚜렷하다. 플랫폼의 규모가 클수록 음원 정산액 규모에 더 큰 영향력을 만드는 한편 인기 곡보다 비주류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일수록 지불한 월정액의 일부가 내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의 아티스트들에게 전달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음원 사재기에 취약하다. 공격적인 음원 사재기가 벌어질 경우 정직한 방식으로 이용자와 만나는 아티스트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 지점에서 VPS를 도입해 아티스트와 음악을 듣는 사람의 간극을 크게 좁혔다. 네이버는 VPS 도입으로 이용자들은 자신의 멤버십 비용이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되었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음악 산업 생태계 내 일원으로서 더욱 적극적이고 건강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 비즈니스 리더는 “이번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 변경은 아티스트를 위한 바이브의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개선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 서비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들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네이버

연결의 철학
물론 VPS도 정산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집단의 주장을 조율해야 하고, 이미 조율을 마쳤다고 해도 추가적인 논란이 불거질 소지도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의미있는 파격적인 실험이라는 평가다. 외국에서는 VPS와 비슷한 방식을 이미 도입하고 있으나 국내서는 아직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네이버 바이브가 새로운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 네이버 바이브의 VPS 도입을 두고 파격의 실험을 거듭하는 네이버의 본질에 주목하는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해 모바일 홈화면 개편, 네이버랩스를 통한 로봇과 자율주행 및 지도 등 다양한 기술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실험에 거침없이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프로젝트 꽃의 연장선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끌어안거나 파트너스퀘어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상생, 심지어 노사협상에서 지난해 이해진 창업주가 가감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파격적이면서 새로운 네이버의 이데올로기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 바이브의 VPS 도입도 이러한 파격의 실험 연장선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네이버 특유의 철학인 '연결'도 VPS의 이면에 있다. 플랫폼으로 작동하지만 정산의 방식을 아티스트와 이용자, 즉 팬으로 직접 연결한 대목은 네이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결의 플랫폼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클로바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공략 첨병인 바이브가 이러한 '네이버 다움'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다수 보여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조만간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공룡인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상륙하고 히어러블 시대가 만개하며 입체적인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브의 의미있는 연결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