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이 20개 나라에서 완판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조만간 브라질 시장에도 출격을 예정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만들어가는 시장의 새로운 규칙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이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카테고리의 탄생을 의미하며,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손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갤럭시Z플립. 출처=삼성전자

'언빌리버블' 갤럭시Z플립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Z플립을 공개한 가운데, 지난달 14일부터 글로벌 출시에 들어간 갤럭시Z플립은 40여개국에서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9일 기준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인도 등 20개 나라에서 완판을 기록했으며 6일부터 국내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는 추가 물량 판매에 돌입한 상태다.

일본에서도 갤럭시Z플립은 순항하는 중이다. 지난달 26일 일본 이동통신사 KDDI에서 진행된 갤럭시 Z플립 1차 사전예약 판매에서 완판됐으며, 온라인 쇼핑몰 AU에서도 판매고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톰브라운과 협업으로 탄생한 '갤럭시 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도 탄탄대로다. 톰브라운의 시그니처 색상과 패턴이 적용됐으며 스마트폰 중앙에 톰브라운 로고와 브랜드 고유의 빨간색, 흰색, 파란색 시그니처 패턴이 입체적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전용 케이스도 동일한 삼색 패턴으로 장식되어 있다.

갤럭시Z플립의 기술력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6.7형 폴더블 글래스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Z플립은 새로운 하이드어웨이(Hideaway) 힌지 기술과 새로운 폼팩터에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UX)이 인상적이다. 하이드어웨이 힌지는 듀얼 CAM 매커니즘에 기반해 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접고 펼 수 있으며, 마치 노트북을 여닫을 때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각도로 펼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리스탑(Freestop) 폴딩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1mm도 안 되는 공간에 섬세하게 컷팅된 나일론 섬유를 적용한 새로운 스위퍼(sweeper) 기술을 통해 외부 이물질과 먼지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영화관 스크린에 가장 가까운 21.9: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더욱 몰입감 있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접었을 때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주머니나 가방에 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고, 펼치면 6.7형의 선명한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독특한 폼팩터에 최적화된 사용성을 제공하는 '플렉스 모드(Flex mode)'를 제공한다.

다양한 카메라 기능에 삼성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탑재했으며, 삼성 페이, 삼성 헬스, 스마트싱스 등 다양한 삼성 서비스도 지원한다. 갤럭시 고유의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도 눈길을 끈다.

▲ 톰브라운 에디션. 출처=삼성전자

표준이 되다
많은 기업들은 자사가 시장의 표준이 되기를 원한다. 5G 정국에서 많은 통신사들이 표준 규격 설립에 속도전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넷플릭스가 OTT 업계의 표준이 되어 시장을 호령하는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USB-C를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으로 삼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의 표준이 되면, 시장을 좌우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은 그 연장선에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의 표준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화웨이의 메이트Xs가 등장하고 모토로라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나름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 갤럭시Z플립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여세를 몰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통해 태블릿의 영역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갤럭시Z플립으로 폼팩터 방식의 로드맵을 구축하는 점은, 결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기준이자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라인업에서 상반기 S, 하반기 노트를 시장에 완전하게 안착시킨 가운데 폴더블에서도 Z플립과 갤럭시 폴드라는 투트랙 전략을 빠르게 끌고가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로 보면 갤럭시S20의 판매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 프리미엄 라인업이 버텨줘야 갤럭시Z플립과 같은 새로운 실험의 연속성을 지킬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에 있어서 일종의 '넘어야 할 산'인 셈이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최종 사용자 대상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했으며, 2019년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