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출처=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며 국내 대기업들이 재택근무 기간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이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성공적 경험으로 활용하기 위한 모습도 연출되는 분위기다.

“위기를 기회로” 그룹사 디지털 전환 가속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그룹은 지난달 말 본격 시작했던 재택근무를 연장하고 있다.

SK는 특히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한 SK그룹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인 SK가 재택근무 기간을 이번달 말까지 대폭 늘렸다.

그룹사의 방향에 맞춰 SK이노베이션, SK E&S 등은 오는 22일까지 재택근무를 2주 연장한다. SK텔레콤은 오는 15일까지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에 현지법인이 있고 주재원이 확진자로 판정되는 등 경각심이 올라가며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업무 혁신을 꾸준히 추진한 영향도 이번 재택근무 돌입에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 4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근무 인원을 2개 조로 나누어 홀짝으로 교대 근무하는 2부제 재태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1개조는 회사에 출근하고, 나머지 1개조는 재택근무하는 방식이다.

그룹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용산 사옥을 이틀간 폐쇄했던 LS그룹은 구자열 회장이 직원들을 독려했다. 구 회장은 지난 6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신부와 부양 가족이 있는 임직원 등에 대해 재택근무와 휴가 등 활용을 권고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하고 클라우드 업무 환경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비용절감과 불필요한 투자를 축소하며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두산, 효성 등도 순환 근무제 또는 절반 가량 사무직에 대한 자율적 재택근무 등 기간을 13일까지 늘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이 주요 그룹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X)를 통한 업무혁신을 시험하는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제조업 재택근무 힘들어”…삼성·LG 출근

제조업이나 R&D(연구개발) 업종은 재택근무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도 전사 출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대응 TF를 구성, 업무지속계획을 수립했다. 그외 제조업 기반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 또한 전사적 재택근무는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임신부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직원에 대해서는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적극적 재택근무가 이뤄지는 가운데에도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가동되며 보안이 매우 중요한 특징이 있어 재택근무는 어렵다는 평이다. SK하이닉스는 임신부 직원에게는 2주 특별휴가를 주고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등 대처하고 있다. 

국내 대표 제조업인 자동차 업계에선 재택근무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양재 본사 등 서울·경기지역 근무자에 대해서는 당초 6일까지 자율적 재택근무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13일까지 연장했다. 임신부와 기저질환이 있는 직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