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해외 오피스빌딩 투자 공모리츠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사진=제이알투자운용

투자 부동산 자산 규모 약 1조6000억원

제이알투자운용의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글로벌리츠, 모리츠)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획득했다. 자리츠인 제이알제26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제26호리츠)에 이어 두번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리츠다.

현재 주요 투자 대상 부동산은 자리츠가 매입한 벨기에 브뤼셀 소재의 '파이낸스 타워 콤플렉스(Finance Tower Complex)'다. 해당 부동산의 자산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임차인은 벨기에 연방정부(재무부, 복지부, 식품안전부 등)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전략을 살펴보면 벨기에 연방정부 기관이 안정적으로 장기 임차 중인 우량 자산을 최초 투자 자산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타 상장 리츠 대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목표 배당 수익률은 8%대 수준이다.

건물이 보타니크(Botanique) 지하철역과 전용 통로로 직접 연결되면서 버스, 트램, 기차, 항공(공항) 등의 시설과 가까운 점은 도심 내 최상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보여준다. 주변 지역도 연방 정부 주도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소재의 타 부동산을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등 성장성과 안정성이 우수한 주요 선진국의 우량 자산들도 추가 포트폴리오로 편입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게다가 제반 사항이 준비되는 대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내로 모리츠의 코스피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메리츠종금증권과 KB증권이다. 상장이 마무리되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국내 최초의 글로벌 상장 리츠가 될 예정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자리츠에 대한 지분 투자에 사용될 계획이다.

제이알투자운용 관계자는 "오는 4월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효력이 발생하면 IR기간을 보름 정도 갖고 실제 공모는 5월 초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신고를 위한 준비 중에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빠르게 진행하지 못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공모 후 상장까지 모두 올 상반기에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너무 작은 벨기에 오피스 시장

이 같은 벨기에 오피스빌딩의 자산 규모와 임차인, 목표 배당 수익률 등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데 제법 훌륭해 보인다. 정말 투자해도 괜찮을까?

일단 전문가들은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아직 상장 전이라 자세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 등 큰 리츠 시장의 사례를 통해 어느정도 예측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아직 IPO 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 "리츠 시장은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영국, 프랑스 순으로 큰데 벨기에의 경우 이태리, 스페인과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벨기에의 오피스 시장은 규모가 작아 판단 자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에 따르면 벨기에의 리츠 회사는 4~5개 정도로 몇 개 없다. 게다가 벨기에의 경우 유럽 전역으로 묶여있어 EU리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영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의 경우 리츠협회가 있어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국내는 정보가 폐쇄적"이라며 "IPO 이후에나 자세한 정보를 얻고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이알투자운용

8%대 목표 배당 수익률 현실성은

이처럼 IPO 전이라 전문가들의 자세한 분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8%대의 목표 배당 수익률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일까? 또 정말 가능하면서, 지속될 수 있을까?

김영기 연구원은 "부동산이기 때문에 건물을 살 때처럼 일일이 다 뜯어봐야 알겠지만, 미국의 오피스리츠들과 비교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며 "배당 수익률만 놓고 미국과 비교해보면 8%대의 수익률은 과대평가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는 리츠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도 오피스리츠의 경우 8%대의 수익률이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오피스리츠들 중에서도 8%대로 배당 수익률이 높게 나온 것은 본적이 없다"며 "일부 호텔리츠나 헬스케어에서 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텔의 경우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큰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에서도 높은 수익률이 잘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론 8~10% 정도가 나온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공모리츠, 안 팔려서 나온 것?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공모시장에 비해 사모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물건들이 많이 거래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좋은 물건이 공모시장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사모시장에서 흡수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좋은 상품이면 서로 가져가려고 하기 때문에 공모시장에 안 나온다"며 "안 팔리기 때문에 공모시장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 리츠 상장의 경우 처음부터 공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관적인 게 현실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즉 이 같은 이유들때문에 정부가 사고를 방지하고자 규제를 하게 됐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국내 상장 리츠들과 비교했을 때 해외에 자산이 있다는 것 자체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건물이 국내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이알투자운용 관계자는 "자산 매입 시점부터 공모로 준비했다"며 "다른 리츠들 중에서 사모로 안팔려 공모로 넘어간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이건 처음부터 공모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산 협상을 잘해서 수익률을 잘 나오게 매입한데다 대출도 현지 유럽 금리로 받아서 저렴하게 잘 받았다"며 "환헷지도 할 예정인데 유로화에 대해서 환헷지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수익률 8%를 넘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