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3월 분양 시장 역시 전체적인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대단지 분양이 많은 인천 등의 분양 단지는 대다수가 이미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이용한 분양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청약 인기가 좋은 수도권과 그렇지 못한 지방 분양 시장의 대응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강한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대단지 분양 단지들은 연기를 적극 검토하거나 연기를 확정짓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사이버 모델하우스보다는 실제 모델하우스 방문을 통한 분양을 선호하기 때문에 분양을 아예 이연시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사이버 모델하우스 적극 도입


이달 서울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경우 분양 연기 등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대다수의 분양 예정 단지들 모두 사이버 모델하우스나 홈페이지 등을 통한 분양을 검토하고 있다.

▲ 신반포14차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14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르엘신반포’도 현재 모델하우스를 따로 짓기보다는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마냥 일정을 연기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3월 일정을 연기할 것 같지는 않다. 홍보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아닌 홈페이지 등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는 방법을 활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호반써밋목동’ 역시 이달 중으로 계획된 분양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올해만 1만5000여세대의 공급물량이 준비돼 있고 ‘호반써밋목동’이나 영종하늘도시 등 상반기에도 많은 물량이 있다. 사옥 안 홍보관을 이용해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 가장 많은 물량이 준비된 경기도 역시 코로나 앞에서 사업 연기와 진행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이 달에만 1000여세대 이상의 대단지를 중심으로 4700여세대 이상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 인천시 부평구 백운2주택 재개발 전경. 출처=네이버 거리뷰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1205세대의 규모의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와 총 1409세대를 분양하는 부평구 ‘힐스테이트 부평’은 분양 연기보다 사이버 모델하우스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월로 예정된 두 단지 모두 일단은 예정대로 분양을 할 계획이다. 대신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사이버 모델하우스 운영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의존 높은 지방, “차라리 연기”


반면, 수도권 분양시장과는 다르게 지방 분양시장은 분양 연기도 적극 검토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보다는 분양 연기를 통해 추후 분양을 다시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도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은 경상남도 창원시의 ‘성산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는 이달 내로 1045세대의 일반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번지면서 분양일정을 2개월 후로 미뤘다. 반도건설 측은 경남권 일대에서 코로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창원시 등의 권고로 전체 일정을 5월로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의 경우도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시행사인 서한이 시공을 맡은 ‘유성 둔곡지구 서한이다음1·2단지’ 역시 3월까지 1231세대를 일반 분양한다는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서한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연기 자체는 확정된 상황이다. 코로나 상황을 봐서 추후에 분양 일정을 다시 결정할 생각이다. 사이버 모델하우스도 검토를 하고 있지만 분양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대구 달성공원역 인근 공사현장. 출처=네이버 거리뷰

코로나 여파가 가장 심한 대구의 분양시장은 그야말로 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달 대다수의 분양일정이 미뤄진 데 이어 3월 분양 예정인 단지들도 연기에 들어가거나 연기와 사이버 모델하우스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달 말 894세대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대구 힐스테이트 도원센트럴은 현재 분양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정상으로는 3월 말 예정이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화성산업이 대구시 남구 봉덕동에서 499가구를 분양하는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은 현재 사이버 모델하우스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연기보다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통해서 분양 일정을 진행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건설·분양관계자들은 지방 분양시장이 분양연기를 택하는 이유로 재정적 부담과 함께 견본주택을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중요한 지방 분양시장에서 사이버 모델하우스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 지방 건설사 관계자는 “상황 방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사이버 모델하우스도 효과 대비 비용 면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진영 피알페퍼 이사는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우 견본주택 방문없이 단지 입지만으로 청약을 신청하는 등 견본주택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면서 “반면 지방의 경우는 분양 홍보시 견본주택 효과가 크고 수요자들도 실제 견본주택 방문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엄 이사는 “지방에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사태 장기화시 사이버 모델하우스 분양보다는 차라리 분양을 연기하고 실제 견본주택을 통해 분양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