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루벤의 한 연구소 연구원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관찰하고 있다.    출처= 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코로나 19 신종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기술과 의료 회사들이 이 바이러스를 테스트하고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난관에 봉착한 분야 중 하나는, 기업, 의료 시스템 및 정부가 일반적인 진료소 방문의 대안으로 주장하는 인공 지능 진단 도구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이론적으로는,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증상 체크기’ 또는 건강관리 봇(health-care bots) 이라고 불리는 그러한 인공지능 도구들이 감염 위험이 높은 진료소 방문을 대신할 수 있는 명백한 단기 해결책처럼 들린다.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람들이 붐비는 진료소나 응급실에서 갔다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거나 자신이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도구들은 그 정교함이 매우 다양하다. 어떤 도구들은 의사결정 트리(decision tree) 같은 비교적 간단한 과정을 사용해 기본적인 건강 문제에 대한 온라인 조언을 제공한다. 또 다른 도구들은 문제를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머신러닝에 기초한 알고리즘 같이 더 발전된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를 만드는 디지털 건강 회사들은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질문을 통합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이를 망설이는 이유는, 코로나 19의 확산에 대해 알려진 것이 너무 적으며, 빠르게 퍼지는 신종 질병 앞에서 소위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의료 기술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그 이유를 상세히 소개했다. 

일부 회사들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기존 인공지능 제품에 연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런던의 증상 검사 앱 회사인 ‘당신의 의학박’(Your.MD Ltd.)는 최근 증상에 대한 일련의 질문을 유도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버튼을 추가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의사결정 트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회사는 머신러닝에 기반하고 있는 다른 주요 시스템의 정교한 기술은 업데이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메디컬 책임자 모린 베이커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과학적 기초지식이 없기 때문에 AI를 통해 증상을 검사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자들이 검토한 충분한 과학 문헌이 오늘날의 증상 검사기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의 재설계에 도움이 되려면 최소한 6개월에서 12개월은 걸릴 것입니다.”

전직 방사선 전문의인 디지털 헬스케어 컨설팅회사 하디안(Hardian Ltd.)의 휴 하비 공동창업자는 "받아들이는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구축된 자가진단 AI 시스템을 새로운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수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머신러닝 AI시스템들은 정확한 훈련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전에 본적이 거의 없는 전염성 높은 질병은 데이터가 거의 없어, 아무리 첨단 기술을 갖춘 AI라도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습니다.”

영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자동화된 의료 도구를 발전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하는 영국 국립보건원(National Health Service, NHS)은 다수의 상업용 챗봇을 승인하고, 이를 진료소의 환자들에게 널리 보급해 질병의 사례를 분류하거나 의사의 일반적인 처치에 대한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속에서, NHS는 의료 기관들에게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챗봇이 아닌 전국 건강관리 상담 전화로 연락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디지털 건강 회사 바빌론 헬스케어 서비스(Babylon Healthcare Services)는NHS에 질병의 긴급성을 평가하는 채팅봇을 판매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올해 초 코로나 19를 추적하기 시작한 이후 이 질병을 발견하기 위해 개발해 온 보다 발전된 진단 시스템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바빌론의 임상 혁신 담당 이사 겸 의사인 케이스 그라임스는 “인공 지능이 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인공지능 도구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미국의 건강 검사기 회사 브라이트닥터(Bright.md)도 온라인 질문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는 환자들을 자동으로 표시해 주지만, 다음 단계로는 의사와 화상 통화를 설정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