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을 앞둔 미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출처= Skooku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최대 음식 배달 앱인 도어대쉬(DoorDash)에는 세 가지 종류의 팬이 있다. 바로 배고픈 사람들, 바쁜 사람들, 그리고 게으른 사람들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이 회사의 적군도 있다. 이 스타트업의 가치와 고용 관행에 허점을 지적하는 규제자들, 고객들로 받는 팁을 소득으로 간주하는 문제로 회사에 소송을 배달 운전자들, 도어대시가 자신들의 허락도 없이 음식을 배달한다고 불평해 온 식당들, 그리고 도어대시의 공격적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쟁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제 곧 새로운 그룹(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이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할 것이다. 최근 월가가 스타트업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고 코로나 19의 발발로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도어대시가 지난 주 상장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잘 알려져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만들어졌다며 이를 상세 보도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127억 달러(15조원)로 평가했던 도어대시가 상장을 눈 앞에 두고 압박이 커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에 약 4억 5000만 달러(54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어대시는 우버이츠(Uber Eats), 포스트메이트(Postmates), 그럽허브(Grubhub) 같은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역시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우버 이츠와의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피치북의 아사드 후세인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고 규제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어대시의 지나치게 부풀려진 평가액은 상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상장 과정에서 가치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도어대시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회사가 과연 이익을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어대시의 창업자이자 CEO인 토니 쉬 는 회사의 과거를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너무 초라해서 직원들이 품격 있는 배달을 하지 못했다.”면서 자신도 낡은 혼다로 직접 배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2년 전 소프트뱅크와 DST 글로벌 등 투자자들로부터 19억 달러를 투자 받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 자금으로 그 회사는 성장을 위해 돈을 쓰기 시작했다. 광고를 대폭 늘렸고, 영업사원들에게 더 많은 식당과 고객들, 배달 운전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공격적인 목표를 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세 자리 수 성장을 할 때, 어디선가 이익을 내야 한다는 주장은 수학적 이론에 불과합니다.”

▲ 도어대시의 토니 쉬는 창업자겸 CEO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세 자리 수 성장을 할 때, 어디선가 이익을 내야 한다는 주장은 수학적 이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출처= The Change

샌프란시스코의 많은 스타트업들처럼, 도어대시도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수업 프로젝트에서 태어났다. 2013년 당시, 뒷날 도어대시의 공동 창업자가 된 쉬, 스탠리 탕, 앤디 팽, 에반 무어 등 모두 스탠포드 학생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는 미래의 기업가들이었다.

많은 지역의 상인들이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그들은, 8개의 PDF 메뉴와 자신들의 휴대폰 번호만 달랑 올린 간단한 사이트 PaloAltoDelivery.com을 만들었다. 그들 직접 주문을 받고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직접 배달했다. 물론 수업 중에는 배달을 할 수 없었지만.

그 해 여름, 회사명을 도어대시로 바꾸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에 가입해 소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테이크아웃을 제공하는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도어대시는 자신들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식당들의 주문을 받아 먼저 배달을 해주고 나중에 배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거래 식당들을 확대했다. 심지어 콜센터 직원들을 이용해 모르는 식당에 주문을 하고 배달원을 보내 음식을 픽업하면서 배달지가 도어대시라는 점을 말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몇몇 식당들은 나중이 이 사실을 알고 도어대시를 고소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에디슨 트렌드(Edison Trends)에 따르면 지난해 도어대시는 지난해 10월 현재, 미국 내 음식배달 시장의 35%를 차지하며 그럽허브와 우버이츠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배달 회사들은 이제, 누가 배달원들에게 가장 많은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는지, 인기 있는 식당 체인점들과 독점 계약을 맺고 음식 가격을 최저가로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잔인한 싸움에 갇혀 있다. 그 결과 일부 합병으로 이어졌는데, 작년에 도어대시는 고급 레스토랑에 주력하는 소규모 배달 회사 캐비아(Caviar)를 4억 1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도어대시의 투자자들은 도어대시가 회사가 재정 상황을 밝히면 이익과 성장 가능성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어대시 투자자인 알리 로하니는 “회사가 새로운 도시에 처음 진입하면 초기에 손실을 내지만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반복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정착하면 이익을 내기 시작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은 “음식 배달 시장이 택시 시장보다 더 크고, 도어대시가 앞으로 단순한 음식을 벗어나 모든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미래 가능성을 평가했다.

그러나 도어대시는 현재 우선 음식 배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사는 햄버거 체인 칙필레(Chick-fil-A) 등 여러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에서 자율주행차량 배송도 실험하고 있다. 또 월회비 9.99 달러에 무제한 무료 배송을 해주는 구독 서비스 대시패스(DashPass)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가입자는 150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