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코로나19에 상반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형 마트들은 온라인 배송 강화, 생필품 특판을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선 반면, 백화점 업계는 대단위 프로모션을 축소하는 등 숨죽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롯데백화점 평촌점. 사진=롯데백화점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올해 2월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15.8% 줄었고, 현대백화점의 매출 역시 12.1% 감소했다.

실적 급감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고객들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방문을 꺼리면서 악화됐다. 또한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매장 휴업 사태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들 역시 “확진자가 스쳐만 가도 휴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걱정이 크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가을 및 겨울상품 '클리어런스 세일'과 베이비페어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광교' 오픈 일정을 미루고, 대단위 고객이 몰릴 수 있는 모객 행사는 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도 운영 예정이던 '체험형 레저 팝업스토어'를 연기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7일부터 전국 51개 백화점의 점포별 영업시간을 30분~1시간30분으로 단축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이용시간 축소 카드도 꺼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대화하고, 옷을 입고, 외식업체를 방문해야하는 백화점의 특성상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오는 4월 예정된 봄 세일 기간도 뒤로 미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 매장별로 진행하는 행사는 소소히 진행되고 있지만 고객들이 많이 몰릴 수 있는 대형 행사들은 시점을 미루고 있다"라며 "일부 기업이 대규모 세일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신선식품 매장을 진열중인 직원. 사진=이마트

반면 대형마트들은 생필품, 신선식품 배송, 건강식품 판매 특별 프로모션을 펼치며 매출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1일까지 ‘풍성한 가족 먹거리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홈플러스 역시 오는 11이라지 생필품 2000여종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롯데마트 삼치데이, 해남고구마행사, 토마토 행사 등 면역력 강화 식품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대형마트 3사 모두 쌀, 즉석밥, 라면, 김, 통조림햄 등 집밥 수요에 맞춘 제품들의 할인 판매를 시작했고 주방용품, 화장지, 어린이 구강제품, 기저귀 등 위생용품과 육아용품도 할인 판매중이다.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각 업체들이 배송 인프라를 강화, 매출 확보에 나서고 있는 점도 백화점과의 차이점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라면 등 즉석 식품과 생필품을 제외한 상품들의 매출이 크게 줄었고, 온라인 매출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판매량이 많은 제품들과 마트의 강점이 있는 신선식품, 면역식품 위주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매출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 부분이 선방하고 있어 급격한 실적 감소를 그나마 만회해주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