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통신3사가 대리점·협력사 등에 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지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매출 급감 등 소상공인들의 유동성 문제를 돕기 위해서다. 여기에 비즈니스적 측면의 통신 인프라 강화 전략도 전개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통부는 5일 통신3사 대표(SKT 박정호, KT 구현모, LGU+ 하현회)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당초 계획했던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을 50% 대폭 늘리기로 했다.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대리점과 협력업체 등에 지급할 결제 대금을 미리 앞당겨 주고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좀더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통신3사, 대금 결제 앞당기고 지원금 늘리고

SK텔레콤은 총 113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전국 750여개 대리점에 이달 말 지급 예정이었던 인센티브 일부인 350억원을 지난 4일 조기지급했으며 운영비 4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 대리점에는 400억원 규모 휴대폰 매입 대금 결제 기한을 한 달 연장하는 한편 매장 운영비 1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외부 협력사 대상으로는 140여개 네트워크 인프라 공사 업체에 3월에서 6월까지의 공사 대금 중 일부인 230억원을 이달 조기 지급한다. 특히 대구·경북·부산 지역 업체에는 이중 60억원이 지급된다. 또한 네트워크 유지·보수 담당 중소 협력사에 다음달 지급할 용역 대금 100억원도 앞당겨 이달 지급하기로 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70여개 공사 업체에 상반기 공사 대금 80억원을 이달 중 먼저 지급하고 유지·보수 업체 용역비 30억원도 한달 앞당겨 지급한다. 

KT는 중소가맹점에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패키지를 지원하는 등 총 1040억원 규모 지원에 돌입한다. KT는 전국 1400여 대리점에 80억원 정책지원금을 제공한다. 지난 1일 발표한 50억원 규모 지원금까지 총 130억원을 지급하게 된다. 대리점 휴대폰 매입 대금 약 241억원에 대한 결제 기한도 연장한다. 또한 대리점 운영자금으로 150억원을 지원한다.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해서는 이달 지급할 예정인 공사대금 360억원과 물자대금 80억원 등 총 440억원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조성한 1000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도 적극 활용, 협력사들의 대출이자 감면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룹사도 동참한다. BC카드는 중소 가맹점에 무이자 할부 혜택 제공, 대출금리 인하 등 45억원 규모 혜택을 준다. BC카드 자회사인 스마트로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카드결제 단말기 할인으로 1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85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현재 운용중인 800억원 규모 동반성장재원 중 5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250억원 늘린 750억원으로 확대, 총 1050억원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저리 자금 대여를 지원한다. 중소 협력사에 대해서는 납품 대금을 최대 500억원 규모로 조기 결제하기로 했다. 또한 중소 협력사를 통한 모든 구매와 공사대금 정산을 기존 월 2~3회에서 월4회로 지급횟수를 늘렸다.

대구·경북 의료진에는 지난 2일 휴대폰 100대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환자 관리와 상담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단말과 이용요금은 LG유플러스가 모두 부담한다. 또한 지난 2월말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한 전국 2000개 대리점 매장에 지원한 운영자금을 기존 25억원에서 34억원으로 늘린 한편 14억원 규모의 마스크, 세정제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한다.

“투자로 경제 활성화” 통신3사 상반기 투자 2.7조원→4조원으로 대폭 늘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긴급 대표 간담회를 열어 상반기 설비 투자액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5G 투자를 상반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통신사는 상반기에 장비·단말 조달 등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발주해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통상 하반기에 투자가 집중된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SK브로드밴드의 투자 규모는 당초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계획됐으나 이보다 50% 증가한 4조원 수준으로 상반기 투자액을 확대키로 했다. 통신망 투자에 따른 ICT 생태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처방이다.

또한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는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요금 감면도 추진한다. 세부적인 지원 대상과 규모는 피해 규모와 현황을 파악하고 지원책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맞춰 최대한 빠르게 확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앞으로도 통신 3사와 긴밀하게 공조해 코로나19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