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전날보다 581명 늘어난 6284명이라고 6일 발표했다. 사망자는 42명으로 늘었다.

중대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총 확진자 중 약 71.7%가 집단 발생 연관 사례로 집계됐다. 산발적 사례가 아닌 집단 발생 연관비율은 5일 69.4%, 4일 65.6%  3일 65.7% 등 매일 높아지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교인 관련 전수조사가 마무리되어감에 따라 신천지 관련 확진자 발생은 다소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의료시설, 소규모 운동시설, 요양원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지역도 전국으로 확산됐다. 5일 경북 봉화의 푸른 요양원의 49명에 이어서 6일 경기 성남의 분당제생병원에서 확진자 9명이 나왔다. 기존 대구·경북에서만 일어나던 집단감염사례가 창녕, 천안, 수원,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생겨 지역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권준옥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또한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듯 보이더라도, 이는 중심 증폭집단의 모수 자체가 한정돼 있어 그 한정된 모수에서 확진자를 찾아낸 것일 뿐”이라며 “문제는 그 집단에서 여러 경로로 바깥에 다리를 놓았다는 점인데, 그 다리를 타고 넘어간 바이러스가 또 다른 증폭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2차·3차 전파, 또 다른 유행의 어떤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질병관리본부

이미 맛본 신천지 집단감염 공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발 46일 만에 600명을 넘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신천지에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집계됐다.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이 환자와 같이 신천지대구교회에 예배를 드린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서 대구뿐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었고 할 수 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체 확진자 중 신천지 교인이거나 관련자의 확진 비율은 약 60%(62.3%·3917명)에 달한다. 대구광역시로만 얘기하면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발생이 72.4%로 가장 많다.

다만 최근 신천지 관련 신규 확진자는 감소하고 있다. 대구시는 6일 0시까지 대구 신천지 신도 10914명 가운데 83.3%인 9146명의 진단검사를 마쳤는데, 현재 검사결과가 나온 7423명 중 48.7%인 3617명이 확진을 받았다. 하지만 검사 초기 80%를 넘었던 양성률이 5일 검사결과가 나온 883명 중 223명, 25.3%에 그쳤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던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끝난 뒤, 증상이 없는 나머지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면서 양성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질병관리본부

수도권·대구·부산 “종교시설, 의료시설 중심”

그렇지만 6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전체 확진자 중 4503명, 약 71.7%는 집단감염으로 발생했다. 신천지 관련 3917건을 제외하더라도 586건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신천지를 제외한 집단감염 사례는 청도대남병원, 이스라엘 성지순례 등 대구·경북지역에서만 발생했으나, 최근 서울은평성모병원, 수원 생명샘교회, 창녕 동전노래방 등 전국적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제2의 신천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신천지 신도의 집단감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그러므로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집단감염 사례들의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시설이나 요양원의 집단감염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의료시설에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어, 청도 대남병원처럼 무더기 확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6일 0시 기준 10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61.9%인 65명이 집단감염 사례다. 가장 큰 집단감염이 일어난 은평성모병원에서 확진자가 14명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21일 환자 이송요원 확진을 받은 이후 입원환자, 간호인, 환자 가족 등 13명이 감염됐다. 성모병원은 확진자가 발생 즉시, 외래 및 응급실 진료를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다만 은평성모병원은 9일 폐쇄 조치가 해제될 전망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상당 기간 추가 확진자가 없어 폐쇄 해지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여러 번 거쳤다"며 "진료 재개는 조치 사항을 확인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성동구 소재의 주상복합건물에서도 13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건물 입주민 2명에 이어 건물 관리사무소 직원 4명이 추가로 확진을 받았고, 직원들의 가족 7명도 같이 감염됐다. 직원들의 가족이 광진구·노원구 등 서울 전역에 거주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의 동선 방역과 역학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더불어 서울시는 6일 “종로 구로구 집단확진자 발생은 혜화동 명륜교회에서부터 시작된 감염전파가 종로 노인종합복지회관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명륜교회와 종로 노인종합복지회관 관련 확진자는 총 10명이다. 이에 따른 접촉자 인원은 총 326명으로 집계됐다. 다행히도 확진자를 제외한 접촉자 중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없다.

부산은 온천교회가 가장 큰 규모 집단감염으로 조사됐다. 6일까지 총 33명이 관련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33명은 교회 신도가 28명, 이들과 접촉한 7명이다. 이외 확진자 가족·직장동료 등 접촉자 23명, 대남병원 관련 2명이 확인됐다.

특히 대구지역은 6일 기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해서 발생한 확진자가 72.4%(3397명)로 가장 많고,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집단시설,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발생을 추가로 확인해 조치 중이다.

정 본부장은 4일 “신천지 신도 관련돼서 의료기관에서 확인된 그런 집단 발병이 22건 정도 확인이 됐다”며 “이 중 18곳 정도는 신천지 신도와 관련돼서 유행이 시작된 거로 추정하고 지속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대구에 있는 문성병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달 24일 외부 주차 관리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접촉한 병원관리자와 같은 교회 교인 등 13명을 자가격리했지만, 6일 7시 기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총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8층과 9층을 2주간 코호트 조처된 상태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생명샘교회에서도 확진환자 10명이 나왔다. 수원시의 발표에 따르면 감염원은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지난달 16일 신천지과천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신자다. 이 확진자는 용인에 있는 회사에서 강사로 초청돼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때 감염된 회사 직원 4명 중 1명이 지난달 23일 생명샘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회 내 전파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당시 예배에 참석한 신도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시행 중이다,

▲ 분당제생병원 앞 차량을 이용한 코로나19 원스톱 선별 진료소 출처=분당제생병원 제공

더불어 6일 분당제생병원에서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환자 3명, 환자 배우자 등 총 9명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이에 병원 측은 이날 오전 0시 30분을 기해 외래 진료와 응급실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병원 측은 지난 1일 응급실에 온 암 환자(77세, 여성)가 폐렴 증상을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양성 판정이 나오자 이 환자의 접촉자를 파악해 의료진과 입원 환자 7명의 감염을 확인했다.

충남·경북·경남 “생활밀접시설에서 대규모 확진자 발생”

충남에선 천안·아산에 있는 줌바 댄스 교습소에서 강사와 수강생 간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 충남 지역 총 10개 운동시설에서 92명이 감염된 것이 조사됐다. 방역당국 발표에 따르면 92명 중 강사가 5명, 수강생 54명, 수강생의 접촉 감염자도 33명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5일 천안시 불당동에서 열린 전국댄스 강사 워크숍'에 댄스강사 확진자 4명이 참석한 것을 확인, 추가적 조사를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가장 많은 집단감염사례가 나타났다. 특히 요양원과 같은 생활밀접시설 위주로 발생했다. 기존 신천지(420명)와 청도 대남병원(118명) 외에도 성지순례단(49명), 봉화 푸른요양원(49명), 칠곡 밀알사랑의 집(24명), 경산 서린요양원(13명), 경산 행복요양원(8명), 한국전력지사(4명), 경산 엘림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3명), 김천소년교도소(3명), 경산 참좋은재가센터(2명) 등 확진자는 총 693명으로 도내 확진자의 70.4%로 파악됐다.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2명이 추가 확진을 받아 51명으로 늘었다.

이어 청도대남병원과 같은 건물 쓰는 청도군립노인요양병원에서 확진자 3명이 발생했다. 확진자는 입원환자 2명과 직원 1명이다. 특히 입원 이후 4차례나 음성 판정을 받은 86세 여성이 사후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보건당국은 5일 0시로 예정되었던 청도대남병원의 코호트격리 해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 어떻게 감염됐는지에 대해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도시락 배달 외에 외부에서 사람이 들어간 건 검체 채취하러 들어간 의료진 정도여서 감염 경로를 하나하나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도 이날 기준 신천지(22명)뿐만 거창교회(10명), 한마음창원병원(7명), 창녕 동전노래방(7명), 부산 온천교회(2명)에서 총 48명의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조사됐다.

정 본부장은 "지금 단계선 취약집단인 의료기관 환자, 요양 시설 입소자를 보호하기 위한 차단이 중요하다"라며 "집단시설마다 증상 신고 담당자를 지정해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각 신고해달라"고 했다.

이어 “집단 발병 사례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접촉이 추가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집에 있을 때도 적절한 환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