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국 본토에서 최초 발생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두 달 정도 만에 남아공까지 건너온 것이다.

AF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5일(현지 시간) 남아공 보건부가 최근 이탈리아를 다녀온 38세 남성을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부인과 함께 10명 내외의 단체로 이탈리아를 방문했다가 지난 1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동부 콰줄루나탈주 출신으로, 기침·인후염·두통·발열 등 증상이 있어 의사와 상의 후 지난 3일부터 자가격리 중이었다. 그를 진찰한 의사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유행병 학자 및 임상의들이 포함된 '추적팀'이 확진자가 나온 지역에서 감염 환경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남아공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경우 여행·관광업이 크게 타격 입어 이미 힘겨운 남아공 경제가 더 부정적인 쪽으로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남아공의 통화 랜드화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에 달러 대비 가치가 1.8% 떨어졌다.

이날 라마포사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번 사안(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국가적 위기가 될 것이므로 앞으로 취할 조치들을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장관도 국회를 찾아 "우리는 코로나19와 지내게 될 것이기에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패닉이 찾아오게 해선 안 된다"고 의원들에게 강조했다. 이어 "우리 (보건) 체제가 이를 계기로 시험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주 라마포사 대통령은 약 200명의 자국민들을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데려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음키제 장관은 우한에 있는 남아공인들이 며칠 내로 귀국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남아공은 세계보건기구(WHO) 및 여러 아프리카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내 코로나19 검사를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49개국 중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공식적으로 발견된 국가는 남아공을 비롯해 세네갈과 나이지리아 3개국이다. 북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알제리 등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96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약 3300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