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작 LSK Global PS 대표가 전염병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처럼 상설 '공중보건군'을 창립하는 것을 제안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전염병 발생 시 이를 빠르게 통제할 수 있는 ‘공중보건군’을 창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 대표 임상시험위탁기관(CRO)인 LSK글로벌 Global PS의 이영작 대표는 미국의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Public Health Service Commissioned Corps)과 같은 조직을 창설해 예측하기 어려운 전염병과 같은 공중보건위기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이코노믹리뷰>는 이영작 LSK Global PS 대표에게 전염병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개선하고 대비해야 할 것, 필요한 공중보건제도 등에 대해 물었다. 

Q1. 지난 신종플루 사태 당시에도 전국이 들썩거렸지만 당시에는 치료제가 있어 차차 혼란이 줄어든 후 종식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각 업계를 볼 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방역, 백신ㆍ치료제 개발 절차, 관련 규제, 예방 등에 있어 개선할 점은 무엇입니까?

<답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은 대부분 일과성(一過性)이기 때문에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때도 백신을 개발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개발이 되지 않는 것을 보아도 개발의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예방을 한다지만 이런 질환들이 대부분 예고 없이 닥치기 때문에 어떻게 예방을 해야 할 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 신종 플루, 메르스, 코로나19 사태 등을 세균과 전쟁이라고 봐야 한다면 감염전쟁 상비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본다면 국방을 위한 군이 있고, 일종의 감염전쟁 상비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부조직이 있습니다. PHSCC라고 하여 군대 조직으로 1798년 시작되어 지금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에볼라 사태가 벌어졌을 때 PHSCC 요원들이 파견되었습니다. PHSCC에는 의사, 간호사, 약사, 역학연구관, 통계학 전문가, 등 각종 공중보건 전문인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정부에서 60여명이 한국에 온다고 하는데 PHSCC 요원들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은 군과 같이 계급이 있고 복장이 있고 법이 있습니다.

평시에는 정부의 보건 기관에서 근무합니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종 정부기관에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정기적으로 전염병 처치 훈련, 자연재해로 인한 질병관리 등에 훈련을 받습니다. 1주일에 한번은 군복과 유사한 PHSCC 복장과 모자를 쓰고 출근하면서 근무하고 준비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전쟁이 나면 전쟁터에 군을 보내 듯, 공중보건에 문제가 생기면 준비된 PHSCC 요원을 보냅니다. 국방과 공중보건 모두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전세계가 일일 생활권이 되면서 감염질환이 공중보건과 국가 경제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공중보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믿고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PHSCC와 같은 기관을 조직해 측할 수 없는 질환에 대비할 것을 제안합니다.

Q2.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국가적 차원에서 개선할 점은?

<답변> 메르스 때도 그랬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메르스 때 만든 법을 적용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국가적 재난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얄팍한 계산이 앞서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정치가 아닙니다. 정부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고 정치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에 재난이 재앙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외국에서 들어 온 감염질환 문제입니다. 앞으로 이런 감염질환은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그때마다 우왕좌왕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게 대응하다 보면 국가적 손실이 엄청날 것입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공중보건 재난은 의학과 공중보건 전문성으로 접근하고 평소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공중보건 재난에 관련된 전문기관으로 위에서 말한 PHSCC 제도를 도입하여 상비인력과 체계를 도입 운영한다면 앞으로 또 일어날 코로나19 같은 사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3. 코로나19가 향후 임상시험위탁기관(CRO) 분야에 끼칠 영향은 어떤 것이 있고,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

<답변> 코로나19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제약사들이 오기로 했다가 취소되어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임상시험은 병원에서 진행되는데, 임상시험 참여자들이 병원에서 진료,치료를 받는데 응급 상태가 아니라면 병원을 기피하고 있어 임상시험 진행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기관 방문이 어려운 경우를 고려해 임상시험용의 의약품 전화상담 처방 및 의약품 배송공급 등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의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앞으로 결과 데이터 분석 등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포함한 모든 문제에 대비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3-1. 영향은 일시적일까요? 최소 1년 이상 갈까요?

<답변> 메르스 때와 달리 직원들의 감염 위험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한시적으로 시행 중입니다.  그러나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 그동안 밀린 일을 하기 위해 연장근무가 불가피할 것 같은데 주52시간 제도의 한시적 유예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진정국면에 들어가도 해외여행을 코로나19 감염의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1년 내에는 입국금지도 해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3-2. 후유증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이번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들어났는데 특히 감염질환 관련 물자관리 비축에 심각한 문제가 들어났고 특히 많은 환자들이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들어났습니다. 지난 5일을 기준으로 40명이 사망하였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태는 또 발생할 것이고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4. 앞으로 감염병, 희귀난치질환, 만성질환 등을 예방ㆍ관리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공중보건제도 등은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감염병 희귀난치질환 만성질환은 성격이 모두 다릅니다. 예방 관리가 모두 다릅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많은 국민이 단시간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감염병 예방 관리에 필요한 공중보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Q5. 코로나19 사태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한 말씀해주신다면?

<답변> 대부분의 국민들이 잘 대처하고 정부의 조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코로나19 사태 같은 급성 대규모 감염전염병에 전혀 정부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유감입니다. 국민건강을 정치와 외교의 시각으로 보는 것도 대단히 유감입니다.

Q6.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사다난한 시국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