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출처= Real Deal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정책 금리를 이례적인 수준까지 전격 인하한 배경에는 3가지 주요 이유가 있다.

연준은 첫째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 둘째 재정 악화를 방지하는 것, 셋째 세계 성장 침체에 맞서 미국 경제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

금리 인하가 이 세 가지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건수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향후 몇 주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일,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역학이 아니라 경제의 위험"이며 "그래서 우리는 경제 전망에 위험을 보고 행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이번 깜작 금리 인하가 오는 17~18일 정례 정책회의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이루어졌다는 것은 비록 위협의 근본적인 특성이 경제적 요인은 아니지만 엄청난 충격에 앞서 연준이 긴급하게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긴급 금리인하 후엔 정례 회의에서 추가 인하

우선 연준이 오는 17~18일 정기 통화정책 회의에서가 아닌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1998년 이후 여섯 번째다. 그런데 매번 긴급 금리 인하 후 정기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WSJ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나오는 경제지표가 호조세로 나와도 그것은 코로나19 발발 이전의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위험성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연준은 그 경제지표들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고, 만약 지표가 그리 좋지 않다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전했다.

기업 어려움 도울 준비 돼 있다

보건 당국이 코로나 감염 검사 대상을 더 광범위하게 확대하면 기업들의 자신감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며, 학교 폐쇄는 물론 기업들의 원격 근무가 확산될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여행과 오락 및 호텔 사업에서의 피해를 언급하며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향후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이나 경영 실패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는 곧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도울 준비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제로 금리 유지하는 다른 나라와의 균형

미국 경제는 공급 체인의 붕괴와 세계 경제 활동의 약화에 직면해 있다. 만약 해외의 정책 입안자들이 성장을 촉진할 수 없을 경우 이 침체는 더 깊어질 수 있다. 금리가 이미 낮은 많은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더 인하할 여력이 없다.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 이미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불경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발병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이미 0%대인 다른 중앙은행들도 이번 주에 금리를 인하했다. 캐나다은행은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고, 호주준비은행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치인 0.5%를 기록했다.

연준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1%에서 1.25%까지 유지함으로써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보다 더 인하할 여지를 남겼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신흥시장의 중앙은행들은 자본 이탈을 촉발하지 않고 차입비용을 더 쉽게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채권 시장의 위험 징후

미국 채권시장은 앞으로 더 큰 위험 징후를 보일 수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일과 4일 연속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서치 회사인 코네스톤 매크로(Cornerstone Macro)의 로베르토 펄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주 동안의 채권 수익률 하락은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을 찾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지만, 가장 최근의 하락폭은 대부분 저성장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 및 지방 당국이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는 한 단순히 차입 비용을 줄인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멤피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전략가는, 연준의 3일 금리 인하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것을 즉각적인 시장 반응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애당초 극심한 변동가격을 상대하고 있는 채권이나 증권 거래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구제 임무’는 아닙니다. 그것은 지난 2주 동안 중앙은행이 코로나의 확산을 대비해 준비한 첫 번째 조치였습니다. 다음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