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대구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가 25주만에 하락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구 부동산 시장이 '꺾였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사이버 견본주택 개관 후 분양에 나선 '청라힐스자이'가 1순위 마감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특별공급 제외한 394가구 모집에 5만5710명이 접수해 평균 141.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다음 타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힐스테이트 도원센트럴’, ‘대구다사역금호어울림’, ‘중동푸르지오’, ‘봉덕2차화성파크드림’ 등 10개의 단지에서 총 4735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4월에도 총 170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견본주택을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체 하면서 분양 일정과 흥행에 차질이 생겼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분양하기로 한 '대구두류동센트레빌'은 분양 연기를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분양 일정 등이 보류 상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 금호건설 등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와 있지 않다"고 답했다. 

분양일정이 조금씩 미뤄지는 모양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대구지역 분양일정이 조금씩은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일정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선거가 4월 중순에 있는데 지금 분양을 못하게 되면 선거 때도 못한다. 5월 정도까지는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존 대구 청약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신규 아파트 선호 현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구 시장이 부동산 강세 분위기라서 청약 경쟁률은 어느 곳이나 다 좋다"며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기 때문이다"고 했다. 


"부동산 문을 다 닫았어요.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 거래가 안돼"


하지만 대구 매매시장은 시장은 얼어 붙었다. 수요자들이 부동산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지역은 투기과열지구였던 수성구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완만히 이뤄졌다. 대구 내 공인중개업자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 집을 보러 오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전했다. 

▲ 단위 = %, 자료 = 한국감정원

한국감정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서 대구는 0.03%에서 -0.03%으로 2019년 9월 2주 이후로 25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대구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1월 3주 0.18%에서 1월 4주에 0.05%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자치구 별로는 1월 3주에서 1월 4주 기간에 중구는 0.14%에서 0.07%, 동구는 0.16%에서 0.03%, 서구는 0.60%에서 0.18%, 남구는 0.02%에서 0.00%, 북구는 0.03%에서 0.02%, 수성구는 0.13%에서 0.05%, 달서구는 0.33%에서 0.09%, 달성구는 0.10%에서 0.01%로 상승폭 축소가 됐다. 

2월 18일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출현한 이후 아파트값은 하락 전환세로 돌아섰다. 자치구 별로는 달성군(-0.16%)이 유가·현풍읍 위주로, 수성구(-0.06%)는 황금동 위주로, 동구(-0.05%)는 신천동 위주로 하락 전환됐다. 

▲ 대구광역시 수성구 인근에 있는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대구 중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김씨(가명)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오지 않아 부동산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공인중개업자들은 아파트 매매가 변동에 대해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공인중개업자는 "계속 상승세를 탔던 건 분양권이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신축 아파트의 경우 거품이 빠진 상태에서 거래가 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로 기존 아파트값이 조정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분양권 호가가 앞서 갔는데 이제 호가에 거품이 빠졌다"며 "새 아파트 분양권은 계속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빠진게 아니고 멈춰 있다"며 "서구와 달서구는 물건이 없고, 중구는 거래가 멈춰 있는 상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여파가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영향은 크진 않을 거라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금 분위기로 볼 때 대구 시장은 썩 좋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임장(현장답사)활동이 제한되면 거래 위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코로나19 여파가 일반 경제 분야에서는 타격이 있겠지만, 부동산은 매일 생산과 소비를 하는 시장이 아니다"며 "심리적으로 투자 위축은 올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가격인상과 하락에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