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의 새 배터릴르 발표하는 메리 바라 CEO. GM의 차세대 전기차에는 보다 강력한 새로운 배터리가 장착될 것이다.     출처= G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4일(현지시간), 테슬라의 배터리를 능가하는, 최대 400마일을 주행할 수 있고 값도 저렴한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새 배터리 전지는 한 번의 충전으로 400마일(64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테슬라가 공개한 모든 배터리보다 약간 더 긴 주행 거리다. 테슬라는 최신형 모델 S 롱 레인지(Model S Long Range) 세단에 장착한 배터리가 390마일(627km)을 주행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GM의 새 배터리 전지는 최근 공개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크루즈 오리진(Cruise Origin), 미래형 캐딜락 럭셔리 SUV 등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사용될 예정이다. GM은 또 자체 개발한 배터리 기술을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GM의 이번 발표는 회사의 전기 자동차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광범위하고 공격적인 계획의 일환이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언론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GM은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100% 전기차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바라 CEO는 2020년에서 2025년까지 5년 동안에 전기 자동차 연구 개발에 연간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EV에 태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값도 저렴하고 디자인 유연성도 제공

GM이 얼티엄(Ultium)이라고 명명한 새 배터리 전지는 부드럽고 납작한 파우치 같이 생겼다 (전기차 배터리는 여러 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배터리 전지는 하드디스크 실린더 같이 생겼다). 보통 이런 종류의 파우치 전지는 책꽂이에 책을 꽂는 것처럼 가장자리에 세워서 가로줄을 맞추어야 한다. 얼티움 전지는 그런 식으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파우치를 옆으로 눕힌 채 수직으로 쌓을 수도 있다. 이것은 여러 개의 전지로 이루어진 배터리 팩의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자동차 디자인에 보다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얼티움 배터리 전지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 생산 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값비싼 성분인 코발트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생산 기술도 지속적인 발전하고 있어, 향후 배터리 가격을 상당 부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GM은 새 배터리 전지 가격이 킬로와트 시간(kilowatt hour, 1킬로와트의 전력을 1시간 사용했을 때의 전력량) 당 100달러 이하로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 비용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킬로와트 시간 당 100달러’라는 개념은, 전기 자동차가 전통적인 가솔린 자동차와 진정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계점으로 산업 분석가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기준이다.

GM은 이번 발표에서 기존 설비를 전기차 제조 시설로 전환하는 회사의 역량도 소개했다. GM은 그 동안 다양한 가솔린 차량을 생산했던 디트로이트 햄트랙 조립공장에서 앞으로 전량 전기 모델만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케이블, 전기 모터는 전기 자동차의 핵심 구성 요소다. 피스톤, 밸브, 차축, 여러 개의 복잡한 기어가 달린 변속기 등이 있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 부품이 훨씬 적다.

GM의 경영진들은 이 같은 비용 차세대 전기자동차는 판매 초기부터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GM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전기 자동차 모델인 시보레 볼트 EV가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물론 높은 배터리 가격이 그 주요 요인이다.

테슬라 따라잡기

GM은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경쟁사 이름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테슬라임은 분명하다. 테슬라는 현재 세계 최고의 전기차 회사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에 거대한 배터리 공장을 갖고 있고, 중국에도 새 공장을 가지고 있고, 독일에 또 다른 공장을 짓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한때 GM과 도요타 자동차의 공장이 있었던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도 다음 달,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투자자 행사(Battery and Powertrain Investor Day)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날 자체의 진전 상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정보전문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자동차는 25만대가 채 되지 않았으며 그 중 90%는 테슬라였다.

GM은 제3자 예측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 전기자동차 판매가 2030년까지 약 3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가 대중 시장이 되어 더 많은 전기 자동차가 출시되고 지역사회에 충전 네트워크가 갖춰지면 이 수치는 ‘상당히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GM 엔지니어들은 이미 600마일(960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전지를 연구하고 있다.

GM은 또 향후 몇 년 동안 생산할 예정인 신형 100% 전기차 모델들도 미리 선보였다. 운전자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인 크루즈 오리진(Cruise Origin)은 이미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되 었는데, GM의 크루즈 자율주행 자회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운전자 없는 차량호출 서비스에 이 차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트 EV의 새 버전도 올해 말에 출시될 것이며, 이어서 2021년 여름에는 볼트 EUV라는 크로스오버 SUV 버전이 출시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 고급 전기 크로스오버 캐딜락 리릭(Cadillac Lyriq)도 다음 달 공개되고, GMC Hummer EV 전기트럭은 5월 20일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