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코로나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2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 규모가 전년동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더 보라(The BORA) 3170' 투시도. 출처=반도건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총 93억9200만 달러다. 이는 전년 동기의 37억8900만 달러 대비 148% 증가한 수치다. 같은 달 실적으로는 약 110억 달러를 기록했던 2015년 이후 최대치다. 수주건수(117건)와 시공건수(1825건)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 13% 증가했다. 최초로 해외수주에 성공한 기업도 지난해 같은 기간 8곳에서 올해 14곳으로 증가했다.

사업 영역도 미국 LA 주상복합아파트, 베트남 신도시 개발, 해외업체 인수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비롯해 주상복합, 상업시설, 도로공사까지 점점 다양해진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아파트, 신도시 조성 등으로 사업 분야가 기존보다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말 미국 LA에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아파트를 직접 시공했다. 반도건설은 까다로운 인허가와 행정절차로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건설시장에서 2년 간 시장조사부터 미국주택 시장 인허가 및 행정절차, 공간설계 등 다방면에서 사업성을 검토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1년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 성공 준공 후 반도건설이 9년 만에 달성한 해외개발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개발 사업은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에 위치한 서호 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 6곳과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GS건설 역시 모듈러 사업을 위해 지난 1월 미국, 영국, 폴란드 등 해외 모듈러 업체 세 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모듈러는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조립 공법으로, 유럽 등 선진국의 건축물에서 주로 활용된다. 인수업체를 통해 세계 건축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티건설은 지난 2월 아프리카 가나에서 총 7547만달러(약 892억원) 규모의 도로공사 3개 현장을 가나 정부로부터 수주했다. 시티건설이 가나에서 수주한 도로공사는 총 3건으로 타말레 북부 지역 날레리구~분크프루구, 울루구~위아세 도로공사 2건과 볼타 지역 자시칸~워라워라 도로공사 1건 등이다. 가나 건설부가 발주해 정부 재원으로 진행한다. 시티건설은 2009년 가나에 처음 진출한 이후 계속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같은 달 현대건설은 중남미 파나마에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파나마 시티와 수도 서쪽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km 모노레일 건설 공사다로 파나마에서 추진된 인프라 건설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 사업이다. 파나마 정부는 메트로 3호선이 완공되면 파나마시티 서측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동부건설은 일성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라오스 사반나켓 농촌개발사업 도급계약 수주권에 성공했다. 해당 사업은 사반나켓주(州) 정수장과 농수로 등의 관개 시설을 개·보수하고 농촌지역개발센터, 미곡처리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해당 수주로 동부건설은 1982년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성 공사 이후 약 40년 만에 해외에서 건설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해외수주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해외수주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수주는 국내 건설경기와는 관련성이 크지는 않다. 다만 올해 초 해외수주 증가세에도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는 경우, 공사 지연 등의 문제로 해외수주에도 영향이 가는 만큼 신중히 사태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