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2017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 비중이 PC를 앞질렀다.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은 2018년엔 전체 게임 산업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모바일로 대세가 기울자 게임 업체들은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모바일 게임 신작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출 상위가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와 수집형RPG(Role Playing Game)로 대부분 채워지며 주요 신작의 장르 편중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에 대한 게이머들의 수요는 여전해 일부 플랫폼과 장르에선 ‘신작 가뭄’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46.6%·PC 35.1%… 콘솔 3.7%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14조2902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모바일 게임이다. 급속도로 성장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지난 2017년 PC게임 시장의 규모를 넘어섰다. 2018년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6조6558억원으로, 전체 게임 산업 매출의 46.6%를 차지했다.

PC게임 매출은 5조236억원으로 전체의 35.1%로 집계됐다. 별도로 집계된 PC방 부문의 매출은 1조8283억원으로 12.8% 수준이다. 콘솔 게임 매출은 5285억원을 기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수준으로 크지 않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 2010년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2012년에서 2013년 ‘애니팡(선데이토즈)’ ‘드래곤플라이트(넥스트플로어)’ ‘쿠키런(데브시스터즈)’ 등 캐주얼 게임이 카카오톡 플랫폼과 시너지를 일으켜 대히트를 기록했다.

2016년엔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이 이례적으로 흥행하며 모바일 MMORPG 시대를 열었다. 이어 리니지M(엔씨소프트)’ ‘검은사막 모바일(펄어비스)’ 등이 승승장구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뮤오리진2(웹젠)’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넷마블)’ 등도 가세했다. 최근엔 ‘V4(넥슨)’ ‘리니지2M(엔씨소프트)’ 등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약 8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모바일 게임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아직 집계를 마치지 않은 2019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6.7% 증가한 7조824억원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당분간 한 자리 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장르·플랫폼 수요 여전

 

모바일 플랫폼과 특정 장르의 게임이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콘솔 게임 시장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꾸준히 긍정적인 추세다. 패키지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사실적인 그래픽, 엔딩이 있는 게임 방식 등이 PC온라인, 모바일 게임의 재미와 차별화를 주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대작 트레일러 영상에는 ‘갓겜’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좋아요’ 비율도 대체로 매우 높다. 실제로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4년 사이 3배 이상 성장했다. 유통되는 콘솔 게임 수도 늘어나는 추세로 2018년엔 전년 대비 12.4% 늘어난 586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2월 국내에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의 판매 호조도 이를 방증한다.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와 휴대를 모두 지원하는 유연한 방식의 콘솔 게임기로 인기를 끌었다. ‘슈퍼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등 대작 IP 타이틀도 흥행을 견인하며 ‘콘솔 불모지’로 통했던 국내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닌텐도를 국내에 유통하는 대원미디어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전년 대비 매출액이 35.3%, 17.2% 급증한 1633억원, 1915억원을 기록했다.

 

PC 부문에서도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배틀그라운드(펍지)’와 ‘로스트아크(스마일게이트)’가 크게 흥행하며 PC온라인 게임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문을 열었고 로스트아크는 모바일 MMORPG 일변도인 시장 상황 속에서 수년 만에 등장한 반가운 PC MMORPG로 각광받으며 PC방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했다. 2019년 한국에 론칭된 외산 액션 RPG ‘패스오브엑자일’ 또한 PC방 점유율 순위 톱10에 진입하며 잘 만든 PC게임 수요가 여전함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다만 이들 게임이 크게 주목받은 것은 그만큼 주요 신작 PC온라인 게임이 가뭄 현상을 보인 점도 영향을 줬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대전 액션 게임 ‘브롤스타즈(슈퍼셀)’은 10대 유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략RPG ‘라이즈오브킹덤즈’ 또한 높은 매출과 함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로그라이트 슈팅 게임 ‘궁수의전설(하비)’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8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디펜스 게임 ‘랜덤 다이스: PvP디펜스’도 매출 순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