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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 미국에도 불어닥친 ‘코로나 패닉’사망자 발생 후 ‘긴장’ 국면… 병원 문 턱 높아 신속 치료 미지수

모든 상황이 갑자기 바뀐 것은 정말 한순간이었다.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이나 한국에서 발생하는 코로나 환자 숫자에 대해 미국인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남의 일로만 치부했다.

언론에서도 해외뉴스로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을 다뤘고 일부 웹사이트 등에서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사들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다들 그저 한때거니 하는식으로 안일하게 있었다.

지난주 출장으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니 드문드문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보였다.

마스크는 아픈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쓸 정도로 아프면 집밖에 나오는 것이 민폐라고 눈총을 받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은 굉장히 드문일이다.

그런 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타고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을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체감이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무감각하게 재채기를 해대고 큰소리로 코를 풀어댔지만 이때마다 주변의 사람들이 몸을 피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자 운전기사가 움찔하더니 내뱉는 첫마디가 어디서 여행을 왔느냐고 묻는다.

▲ 뉴시스

중국이나 한국에서 온 여행객인가 걱정하던 기사는 미국 거주자라는 것을 알게되자 농담을 던져가며 유쾌한 기분으로 운전을 했다.

기사가 예민하다고 생각할 찰나 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악수를 하지 말자고 하거나 주사를 맞기 전에 피부를 소독할 때 사용하는 알콜용 솜을 나눠주면서 손톱과 손가락을 깨끗이 닦으라고 서로서로 권유하기도 했다.

미국인들도 코로나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잇달아 워싱턴주에서 사망자 숫자가 발표되면서부터다.

남의 나라 문제로만 생각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 들어와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데 깜짝 놀란데다 뒤늦게 코로나 검사를 하는 숫자가 현저히 낮아서 증상이 있는데도 확진되지 않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측에 비상불이 켜진 것이다.

출장을 마치고 출근한 첫날 건물 1층 입구에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대형 손세정제가 비치되어 있었다.

모든 사무실 빌딩마다 1층에 손세정제를 비치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사용하도록 권유한 것이다.

직장 동료들은 저마다 주말마다 손 세정제를 사기 위해서 서너곳의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돌았지만 단 한 개도 구입할 수 없었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날 오후에는 전체 이메일을 통해서 해외 여행은 가지 말고 국내 여행도 최대한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하루이틀만 출장이 늦게 잡혔더라면 아예 출장이 취소될 뻔 했다.

주변 친구들도 회사에서 중국와 이탈리아, 한국 출장을 가는 경우에는 무조건 14일간 자가 격리를 하고 국내 출장도 취소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단다.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뉴스에서는 의료계 전문가들이 나와서 한국이 하루에 수천명을 검사하는 반면 미국은 증상이 보이는 환자도 검사를 위해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읍소를 해야하는 판이라면서 한국의 확진자숫자 데이터와 신속한 대처에 기반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된다.

한국이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내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웬만하게 아파서는 병원에 절대 가지 않는 미국인들이 있는 이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험하게 될까 언뜻 두려워지기도 한다.

가벼운 기침감기에도 병원을 찾는 한국과 달리 웬만한 증상에는 약국에서 해열제와 진통제로 버티고 병원 문턱이 높은 미국 문화에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사받으려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테고 설사 자신의 증상이 의심스럽더라도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도 많은 현실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이들의 치료가 이뤄질지 의문스럽다.

맨해튼에서 근무하는 변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유대인인 이 환자가 참석했던 예배에 같이 있었던 600여명이 졸지에 자가 격리신세가 됐고 이 사람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당분간 휴교에 들어갔다.

더불어 이 변호사가 매일 기차로 맨해튼까지 출퇴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하철과 기차의 소독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 사람은 최근에 외국을 다녀온일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감염이 된 것으로 추측되면서 누구한테 감염이 됐는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맨해튼의 응급실 의사는 TV에 출연해서 별일 없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다음주면 수백명의 환자가 나올 것이고 학교 휴교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더 많은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만들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는 착용의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와 손세정제는 이미 모두 동이난 상태고 휴지와 물, 소독약품, 해열제 등의 생필품 사재기등도 발생해 미국인들의 코로나 패닉도 시작됐다.

Martin kim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3.08  11: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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