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ITC 소속 변호사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 사용 중’ 의견 제출”

대웅제약 “균주 소유권 등 증명된 바 없음”…“시선 돌리기”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관련 소송에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ITC 소송에서 패소할 시 해당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금지될 수 있어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지난 2월 4일부터 7일(미국시간)까지 진행된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ITC 재판에서 ITC 소속 변호사(Staff Attorney)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ITC 재판부의 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ITC 소속 변호사(Staff Attorney)는 심리과정에서 “메디톡스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으며, 대웅제약 측 미국 변호사들도 공개심리에서 “ITC 소속 변호사의 입장이 메디톡스 의견과 동일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인정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소속 변호사 의견은 재판부 최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나온 내용만으로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명백한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메디톡스의 의견이 사실로 밝혀질 시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더 이상 미국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스와 앨러간은 재판 과정에 대웅제약의 최고경영자가 출석해 질문에 답변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으나 대웅제약 측은 참석을 거부했다”면서 “반면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는 직접 출석해 증인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에볼루스의 합의와 관련해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 사인 에볼루스가 찾아와 합의를 요청했으나 결렬됐다”면서 “에볼루스만 동의하면 결렬된 합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이날 “지금까지 재판과정에서 메디톡스의 균주 소유권, 침해사실 및 산업피해 주장 어느 하나 제대로 증명된 바 없다는 것을 분명히했다”면서 “대웅은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있었던 ITC 재판 과정에서 DNA 증거를 확인한 결과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메디톡스로부터 보수를 받은 전문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의존해 균주 유래에 대해 주장했지만 해당 전문가의 분석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면서 “ITC 소속 변호사의 서면도 메디톡스 측의 미국내 산업 피해 요건에 대한 주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미국 ITC 소송의 성립요건 중 하나는 현존하는 미국 산업에 적법한 피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이노톡스’는 미국에서 임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설명에 따르면 ITC가 이노톡스를 미국 ITC 관할권상 표준에 속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판단하면 해당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또 “지난달 4일부터 7일 사이에 있었던 ITC 재판에서 다수의 위조된 서류가 메디톡스의 증거로 포함됐음을 발견했으며, 대웅은 이를 지적하고 강하게 문제제기했다”면서 “이러한 심각한 위법행위는 앞으로 있을 ITC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불출석 문제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대웅의 대표이사가 다른 의도가 있어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와는 달리 대웅제약의 최고경영자는 이 사건과 무관해 출석하지 않았고, 메디톡스는 불출석에 대해 재판부에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웅의 미국 대리인에 따르면 ITC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수입 여부를 가리는 곳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대웅과의 합의가 없다면 ITC 재판의 승패에 상관 없이 그 어떠한 금전적, 영업상의 보상도 받을 수 없다”면서 “대웅은 이 사건의 승소에 대해 자신이 있으며, 현재로서는 메디톡스와 합의를 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합의와 관련해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에볼루스에 직접 확인한 결과 오히려 메디톡스 측이 먼저 에볼루스에게 합의를 제안했고 에볼루스는 자사가 합의를 할 사항이 아니었으므로 이러한 내용을 대웅 측에 알려왔고 대웅은 즉시 거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또 “메디톡스는 100퍼센트 승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왜 자꾸 대웅이 아닌 에볼루스에게 합의하자고 요구하는지 의문이다”면서 “이는 재판결과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대웅은 ITC를 비롯한 그 외 모든 절차를 통하여 진실을 끝까지 밝혀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