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믹리뷰 재계산업팀 황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계에서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줄도산을 막기 위해 긴급 재정 투입에 이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 단기성에 그쳐 코로나19가 끝난 뒤 피폐해진 산업을 다시 일으킬 동력이 부족하다. 

올해 초 경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가장 어렵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또 코로나19 공포 확산으로 기업들이 점차 재택근무를 도입하면서 외식업, 여객·운수업, 숙박업 등 생활과 밀접한 산업부터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기업 규모를 따질 것도 없이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가 지속되고 있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78.9를 기록하며 2009년 2월 이후 13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3월 전망치는 84.4로 지난달 전망치(92.0)에 비해 7.6p(포인트) 낮아져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업종별로 여행업, 운송업,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도·소매 순으로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경제 지표는 좋았던가. 그것도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3만2047달러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에 그쳐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체감 성장을 나타내는 명목 성장률은 1.1%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현재 상황은 경기 위축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코로나19까지 덮친 꼴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20조원에 달하는 패키지 지원과 함께 6조2000억원을 상회하는 추경을 편성해 추가적인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추경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정부 예산(512조3000억원) 대비 3.9%에 해당하는 재정을 투입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민생경제 부분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민간 지원까지 더해져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부분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거시적인 큰 관점에서 정부는 틀을 만들었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마스크 역시 정부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서둘러 대비했다면 현재의 ‘대란’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약 한 달간 정부는 마스크 수급을 놓고 공급량과 수요, 그리고 정책으로 충분히 억제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매점매석, 해외 수출 등 변수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이 같은 경제 정책에 민감한 대한민국 경제는 코로나19로 ‘스토브리그(프로야구 시즌 사이에 존재하는 비시즌 기간)’인 상태다. 스토브리그 내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방안도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 당장 미·중무역전쟁부터 일본 수출규제까지 완전해 매듭지어지지 않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혁신과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디테일한 경제 정책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