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실크론이 지난해 9월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conCarbide Wafer/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달 29일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인수금액은 4조5000억달러다. 지난해 한일경제 전쟁을 통해 소재기술 취약점을 드러내며 국내 경제가 휘청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듀폰을 인수한 SK실트론의 행보는 과감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SK실트론은 인수 이후에도 관련분야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출처=SK실트론

SK실트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듀폰이 보유한 R&D 및 생산 역량과 기존 주력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고성장 영역 진출을 통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실트론의 결단은 미래 비전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는데다 통신 업체의 초고속 5G 보급 확대에 따라 전력반도체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iC 웨이퍼는 고경도, 내전압, 내열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차, 5G 네트워크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이다.

한편 SK실트론의 힘있는 행보를 통해 SK그룹의 강력한 대미 전략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SK실트론 등 SK그룹은 최근 3년간 에너지 화학과 ICT는 물론 배터리, 제약, 바이오, 소재 분야의 대미 투자액이 50억 달러에 달할 만큼 북미지역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SK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의 통합법인 'SK팜테코(SK Pharmteco)'를 설립하는 등 제약 바이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FDA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아 올해 2분기부터 미국내 판매를 개시한다.

SK 전체로 보면 2017년 유레카(Eureka)를 시작으로, 브라조스(Brazos), 블루레이서(Blueracer) 등 미국 셰일 에너지 G&P(Gathering & Processing) 분야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또 SK종합화학은 지난 2017년 미 다우케미칼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했으며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5G 기반 방송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현재 컴캐스트 및 마이크로소프트와도 게임 관련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