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폐 손상 정도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첫 부검 보고서가 중국 학술지인 법의학잡지를 통해 29일 사전 공개됐다.

해당 환자는 85세 중국인 남성으로, 지난달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뇌졸중으로 입원했다가 약 2주 뒤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이후 보름 뒤 코로나19 및 호흡부전으로 사망했고, 사후 12시간 이내에 우한 화중과기대팀이 부검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짓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폐 손상이 사스보다는 덜 확연한 정도로 발견됐다"며 특히 폐부 쪽에서 일어난 손상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시 결과 코로나19가 주로 하기도부와 폐포에 염증·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폐섬유증과 폐경화는 사스보다 심하지 않았던 반면, 염증으로 인해 혈액 성분이 맥관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성 반응은 사스보다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 보고서는 코로나19가 뇌졸중 유사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내용과 관련해 "(코로나19가) 다른 장기 손상도 유발한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검 시 심장근육의 상처와 소장·중추신경계·비장 등 기타 기관의 손상 징후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고서는 "다만 이러한 결과는 연구 대상이 확진 후 사망하기까지 보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 결렸다는 점과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계를 밝혔다.

SCMP는 이날 보도에서 지금까지 중국 병리학자들이 코로나19 사망 환자를 부검한 사례는 11건으로, 아직 코로나19의 발병 원리나 증상이 완전히 파악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