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급성명을 내놓으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경제에 '점차 발전하는 위험(evolving risks)'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동원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해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연준의 구두 개입으로 뉴욕증시는 전날 대비 낙폭을 크게 줄였다. 최근 3거래일간 매일 4%대 급락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1.39% 하락한 2만5409.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도 0.82% 내린 2954.22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01% 올라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위험 수준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격상했다. 진원지인 중국 외에 유럽이나 남미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7일 앞으로 세계 성장률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MF는 2월에 올해 전망치를 3.3%로 0.1%포인트 내린 바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오는 3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 기업들은 올해 순이익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현 정책은 좋은 위치에 있다"며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는 '베어 마켓'(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연준이 주가 부양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