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닌자 밴(Ninja Van)의 공동 창업한 세 친구 복시안 탠, 창 웬 라이, 샤운 총.    출처= Ninja Va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창 웬 라이는 확실히 추진력이 있다.

32세의 이 기업가는 불과 5년 만에 동남아시아의 가장 큰 소매업체들을 위해 하루에 100만 개의 소포를 배달하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국제 특급 배송 회사 닌자 밴(Ninja-Van)을 일궈냈다.

그것은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라이와 공동 창업자인 복시안 탠과 샤운 총 세 친구는 각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패션 회사를 세웠지만 실패했다.

라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긴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이 모든 것은 2014년에 시작되었다. 라이는 싱가포르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바클레이즈 은행(Barclays) 트레이더라는 직업을 박차고 나와 친구인 탠, 총과 함께 남성 온라인 패션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순조로웠다. 새로운 고객이 들어올 때마다 “와우, 고객 구하기가 정말 쉽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젊은 창업자들이 곧 알게 되었다. 진짜 사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현지 배달원들을 고용했던 라이는 "물건을 배달할 때마다 속을 썩었다”고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싱가포르에서는 전자상거래를 위해 물류산업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그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하기로 결심했다. 트럭에 물건을 잔뜩 싣고, 약속대로 물건을 확실히 배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 회사를 여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다른 할 일을 찾아보면 되지”

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몇 주 후, 세 사람은 저축한 돈으로 중고 밴을 샀다. 한 때 은행원이었고 엔지니어였던 세 친구는 이렇게 해서 기술 중심의 배달 서비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앞서 창업한 패션 회사와 ‘닌자 밴’이라고 명명한 배달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 ‘매우 시너지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년 후, 두 회사가 모두 위기에 빠지자, 세 친구들은 패션 회사를 접고 닌자 밴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패션 사업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 지역에까지 더 잘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지요."

기회가 열리다

그때는 몰랐지만 라이는 뭔가 느낌이 있었다.

당시 동남아시아는 인터넷 보급률의 상승과 중산층 확대에 힘입어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문 처리에 관한 한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정부 계획도 제대로 없어 물류 인프라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나는 전자상거래에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물론 그것을 해결할 방법까지도요. 전자상거래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대화된 배달 솔루션을 찾고 있는 것이 그들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닌자 밴(Ninja Van)의 창업자들은 직접 중고차로 아침 일찍 배달에 나선다.   출처= Ninja Van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난 후, 닌자 밴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까지 진출했다. 올해 말에는 브루나이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라이는 회사의 신속한 성장이 닌자밴의 기술주도형 모델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체의 기술 덕분에 ‘닌자’라고 불리는 닌자 밴의 운전자들이 가장 외진 곳까지 효율적으로 주문을 배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지속적 성장

닌자 밴은 싱가포르에서 실시간 추적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최초의 물류 회사다. 지금은 배달 경로를 최적화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제3자 물류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55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경쟁 회사들도 여럿 생겼다.

하지만 라이는 닌자 밴이 그들과의 서비스 차별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경쟁사들이 프리랜서 배달원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닌자 밴은 2만 명의 배달 운전자들을 직접 고용한다. 이것은 사업이 확장될수록 일종의 기득권으로 작용한다.

"우리 사업의 현실은 어느 날에는 100만 개의 소포를 처리하다가 또 어느 날에는 10개 밖에 없는 그런 사업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물량이 확보되어 있지요. 기본 물량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에는, 계약직 프리랜서들보다는 직접 고용으로 직원들이 대우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최고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이제는 수익성에 도달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라이는 일부 국가에서는 수익성이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닌자 반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인 몽크 힐 벤쳐스(Monk’s Hill Ventures)의 쿠오이 임은 ‘수익성’은 세 설립자들이 일찍부터 설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 지역 최대 차량호출회사인 그랩(Grab)의 앱을 통해서도 배달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에는 유럽 배달 그룹 DPD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8800만 달러 규모의 자금도 조달해 그 동인 조달한 총 자금은 3억 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동남아시아의 다음 유니콘 중 하나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라이는 그 여정이 느리고 꾸준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절대 무리하게 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책임 있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수익은 저절로 따라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