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로디VR(MelodyVR) 은 라이브 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앱을 통해 오큘러스(Oculus) VR 헤드셋이나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로 쇼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출처= MelodyV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제 좋아하는 밴드의 라이브 쇼가 몇 분 만에 매진되었다고 해서 꼭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시대가 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뮤지션들은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콘서트 스트리밍을 시도해 왔다. 이로 인해 팬들은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가상으로 콘서트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몇몇 VR 플랫폼들은 직접 콘서트 현장에서도 볼 수 없는 방향에서의 장면과 현실감 있는 상호작용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라이브 경험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CNN이 최근 떠오르고 있는 VR을 통해 가상 라이브 콘서트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멜로디VR(MelodyVR)을 소개했다.

2018년 처음 출시된 멜로디VR(MelodyVR) 은 라이브 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앱을 통해 오큘러스(Oculus) VR 헤드셋이나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로 쇼를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멜로디VR 은 켈리 클락슨, 위즈 칼리파, 루이스 카팔디를 포함한 850명 이상의 뮤지션들이 함께 작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는 VR을 통해, 관객의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장면뿐 아니라 관객이 마치 무대 뒤, 사운드 부스 뒤, 심지어는 밴드와 함께 무대 위에서도 서있는 것 같은 장면을 체험할 수 있다. 멜로디VR운 여기에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추가했다. 영국 가수 에밀리 산데의 VR 공연은 그녀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의 두 가지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올해 멜로디VR은, 유료 가상 티켓을 발매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할 계획이며, 이 작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카메라를 설계했다.

멜로디VR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핸콕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음악 공연과 함께 구현되는 다양한 요소들, 즉 가수가 카메라 바로 옆에서 펄쩍 뛴다든지, 몸에 샴페인을 뿌린다든지, 도 가수들 바로 앞에서 작열하는 불꽃 등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찍을 수 있는 VR 카메라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EVR 홀딩스(EVR Holdings)가 소유하고 있는 멜로디VR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 워너 뮤직 그룹(Warner Music Group), 베가스 그룹(Beggars Group) 등 주요 음반사들의 글로벌 VR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로디VR은 이 플랫폼에서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VR쇼를 보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EVR 홀딩스는 지난 1월 말 현재 약 2억8500만 달러(3500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오큘러스 헤드셋과 회사 모바일 앱을 통해 한 곡에 1.99달러, 또는 콘서트 전체로는 10달러의 시청료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공연과 독점 세션에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는 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구독료는 정해지지 않았다.

▲ 사용자는 VR을 통해, 관객의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장면뿐 아니라 관객이 마치 무대 뒤, 사운드 부스 뒤, 심지어는 밴드와 함께 무대 위에서도 서있는 것 같은 장면을 체험할 수 있다.    출처= Industrial Musical

VR 음악 콘서트를 제공하는 회사는 멜로디VR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베뉴스(Oculus Venues)도 스포츠 이벤트와 코미디 쇼의 VR 라이브 체험을 제공하며, 지난해 마드리드에서 열린 빌리 에일리쉬 콘서트도 생중계했다. 넥스트VR(NextVR)도 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나이트클럽과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몰입적인 음악 경험’을 제공한다. 미국의 유명 음악 프로듀서 마쉬멜로도 지난 해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가진 가상 쇼(virtual show)에 수백만 명의 참석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VR의 미래

그러나 콘서트 스트리밍 업체들의 한 가지 과제는 전용 VR 헤드셋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기술시장 연구기관 ABI리서치(ABI Research)는 2024년까지 VR 시장 규모가 245억 달러(3조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VR시장이 아직 초기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비해 세계 게임시장은 2019년에 무려 1490억 달러(180조원) 규모였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VR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주장한다. 딜로이트(Deloitte)의 스콧 부홀츠 신흥기술 리서치 담당 이사 스콧 부홀츠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AR과 VR 장비의 융합이 증가하고 있고, 기능이 계속 발전하는 반면 가격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VR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멜로디VR은 올해 오큘러스 헤드셋이 아닌 자체 VR 헤드셋을 출시해 휴대전화 앱과 연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 헤드셋은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스마트폰 헤드셋과 비슷한 20달러 대의 가격으로, 사용자의 전화기가 화면과 스피커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멜로디VR의 핸콕 CEO는 라이브 VR 콘서트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제 공연에 가는 팬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일축했다.

"사람들은 공연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언제라도 공연장에 직접 갈 것입니다. 그러나 지리적 제한이라든지, 연령 제한, 비용 등의 문제로 공연에 직접 갈 수 없는 이유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제한을 무너뜨리고 진정으로 음악을 세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