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했던 화학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성장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IT전자산업 등 전방산업에서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기업들의 공장 가동 상황은 큰 변화가 없지만 장기화 될 경우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의 경우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자동차, 섬유, 타이어 업계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수출은 대부분이 중국 물량이기 때문에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합성수지, 합성원료,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3대부문은 생산량의 절반이 수출되고 그 중 49%는 중국 물량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중국 경제 위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올해 화학기업들이 증설과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한다고 밝혀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기업들은 중국과 북미지역의 대규모 공장 증설에 영향받아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화학기업들이 기초화학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향후 전방산업의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확산사태로 전방산업 수요감소는 물론 가동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수익성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협력업체의 자동차부품 생산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공장의 가동 중단이 현실화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mess)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국내 생산공장별 순차 휴업을 진행하고 있고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GM도 부품조달 차질 등으로 수일간의 휴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에 들어가는 타이어코드, 안전벨트용 원사를 생산하는 국내 중간재 기업들도 수요위축으로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중간재 업체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의 사업이 힘든 상황이나 아직까지 물량을 조절하지 않았다”면서 “연초부터 문제됐던 코로나19가 얼마나 장기화 될지 알수 없어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현재까지 가동률 조정 등 인위적인 공급조절이 없는 상황이지만 판매가 지연되면서 재고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소재, IT산업 등에 들어가는 첨단소재 부문의 판매동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의 중국 첨단소재 공장(충칭·상해)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현재는 재가동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중국 공장은 이달 2주가량  물류가 중단되면서 판매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공장도 가동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기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화학산업 전망이 지난해 대비 불리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기변동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중기적으로 지속돼 경기둔화가 확대될 경우 석유화학업종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