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인공지능(AI)과 무관한 기업을 찾는 게 어려워졌다. 이젠 기업들이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적용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처럼 기업들이 너도나도 AI 활용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앞으로 호모 데우스가 될 기업을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우선 AI 기술과 관련한 기업들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측면으로 나눠 들여다볼 수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A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와 논리적 연산을 수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Logic Chip)로 나뉘는데, AI에서 언급하는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와 Nvidia(엔비디아), 구글, 애플 등의 기업을 살펴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AI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적 이론, 학문 등의 등장에 따라 실제 알고리즘으로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에 현재 진입장벽과 가격이 낮아진 상태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기 좋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기업이 중요하다. MS나 구글, IBM 등 직접 서비스를 만들기보단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결국 단순히 AI 기술만으로는 경제적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데이터 측면에서는 가격이 올랐으며, 데이터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졌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실제 지난 2년간 통신, 의료, 미디어, 제조 등 모든 산업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양은 인류 역사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양의 90%에 달한다. 따라서 이 같은 데이터양의 폭발적 증가는 AI 알고리즘의 학습을 용이하게 했으며, 딥러닝 등 혁신적 기술의 상용화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는 AI. 그렇다면 이 AI로 승부를 거는 전도유망한 투자종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에 대한 선구안을 갖기 위해 이코노믹리뷰가 나섰다.

알파벳, 여러 분야에서 AI 관련 자회사 보유 

먼저 전문가들은 AI 대표 종목으로 구글(Google)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분석했다. 알파벳은 딥마인드(DeepMind)와 웨이모(Waymo), 베릴리(Verily), 캘리코(Calico), 사이드워크랩(SidewalkLabs) 등 여러 분야에서 AI 관련 자회사를 보유하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등 모든 분야를 선도하는 만능 플레이어기도 하다. 또 하드웨어 쪽으로 살펴보면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했으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바라보면 AI 개발 솔루션 점유율 1위 플랫폼인 텐서플로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알파벳의 장점이다.

홍재근 대신증권 미래산업팀장은 “알파벳은 AI 기업 M&A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딥마인드와 DNN research, API.AI 등 다수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전사적 AI 개발 의지가 확고하고 리더들의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알파벳의 매출은 99.6%가 구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도 AI 대표 종목으로 분석했다. 신 부센터장은 “구글과 알파벳의 AI 비중은 80%정도를 차지한다”며 “웨이모의 경우 알파벳에서 하고 있고, 빅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구글이 딱”이라고 설명했다.

 

MS, AI 관련 M&A 글로벌 3위… 특허도 있어

홍재근 팀장은 AI 대표 종목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유망함도 내다봤다. 일단 MS는 클라우드 플랫폼의 성장과 AI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I 확산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점유율 1위 업체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 대해서는 대항하는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또 글로벌 기업 중 AI 관련 M&A와 관련해서는 MS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MS는 AI 관련 특허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XAI)와 관련한 특허 출원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MS는 AI의 발전과 함께 디스토피아적 우려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XAI가 AI 확산에 대한 저항과 AI 신뢰도 저해를 해소한다는 평을 받는다.

홍 팀장은 “MS의 경우 AI칩, 소프트웨어 투자도 진행 중”이라며 “MS는 하드웨어 측면에선 증강현실 고글 홀로렌즈2에 자체 개발 AI 칩 HPU를 탑재하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딥러닝 소스 라이브러리 CNTK(Cognitive Toolkit)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대 오픈소스 코드 공유 플랫폼 ‘깃허브(GitHub)’를 75억달러에 인수한 점도 AI 대표 종목으로서 MS를 살펴볼 근거”라고 덧붙였다.

신동일 부센터장도 “MS는 AI를 비롯해 빅데이터에 대한 강점이 있고, 여전히 플랫폼 기업으로 시장을 주도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마존과 AI비서

곽재혁 국민은행 WM자문단 위원은 AI를 5G 차세대 이동통신 구축 상용화와 관련해 접근했다.

곽 위원은 “5G의 경우 체감속도는 100배, 일반적인 속도는 20배 빨라지고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용량은 100배 가까이 늘어난다”며 “5G가 촉발하는 부분이 AI의 학습을 강화하고, 인지학습과 차세대 AI의 기능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과 홍 팀장, 신 센터장, 곽 위원 등은 아마존(Amazon)도 AI 대표 종목으로서 빠뜨릴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업체로 이커머스, 클라우드, 콘텐츠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이커머스와 콘텐츠(전자책, 음악, 비디오) 등을 포함한 온라인 스토어(Online Store) 부문의 매출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핵심 사업인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약 34%가량(2018년 4분기 기준)의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AI 비서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로 미국 시장 점유율은 무려 61%나 된다. 이에 미국 전체 가정의 16%는 아마존 제품을 사용 중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경일 연구원은 “생활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AI 스피커 중 알렉사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재근 팀장은 “AI 하면 대표적으로 AI 비서를 떠올릴 수 있다”며 “가상의 비서들이 있는 기업들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에서 가장 중요한건 데이터 플랫폼”이라며 “데이터플랫폼에서 대표적인 게 또 AI 비서”라고 강조했다.

 

IBM·엔비디아, AI 인터페이스의 중요성

IBM도 AI 대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설립됐으나 지금은 IT 솔루션과 기업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이 전환됐다. AI, 클라우드, 보안, 양자 컴퓨팅, 블록체인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특히 클라우드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홍재근 팀장은 “IBM은 ‘FAMGA(페이스북, 아마존, MS, 구글, 애플)’와 함께 AI 기술 개발이 활발한 주요 미국 기업 중 하나”라며 “IBM이 제작한 왓슨(Watson)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팅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왓슨은 의료, 헬스케어, 유통, 금융, 법률, 로봇,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고, 향후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또 IBM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Red Hat)을 340억달러(약 39조원)에 인수했다.

또 다른 기업인 엔비디아의 경우는 홍 팀장과 신 부센터장이 유망 AI 대표 종목으로 선별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용 반도체(GPU, Graphic Processing Unit) 설계와 공급업체로, 글로벌 GPU 시장에서 7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종 수요처별 매출을 살펴보면 게임용 53.3%, 데이터센터 25.0%, 디자인 9.6%, OEM & IP 6.5%, 자율주행 5.5% 순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의 AI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홍 팀장은 “GPU는 그래픽 카드의 시각적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된 반도체”라며 “GPU의 병렬 처리 연산 특성이 AI의 학습에 적합해 머신러닝, 자율주행, IoT 등 AI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부센터장도 “GPU가 AI 반도체로 활용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GPU 대표업체인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관련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데이터센터향 매출은 지난 4년간 연평균 74%가량 성장했다.

또 엔비디아는 GPU외에도 효율적인 FPGA, ASIC, 뉴로모픽 반도체 등 AI에 특화된 반도체 다수를 개발했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시작으로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과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등은 국내 삼성전자를 AI 대표 종목으로 찍기도 했다.

김지산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가전을 중심으로 AI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모든 가전제품들이 인공지능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연구원도 “국내 대형 기업인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을 AI 대표 종목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MS, IBM에 이어 3번째로 많은 AI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머신러닝과 컴퓨팅 비전, 음성처리다. 차세대 반도체인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는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AI 구현의 핵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NPU를 통해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의 활용 범위를 넓혀나가겠단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AI를 5G, 바이오, 전장부품과 함께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스마트폰에서부터 생활 가전까지 AI와 연계한 신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카카오, 생활밀착형 AI

이와 함께 홍 팀장과 김지산‧이경일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유망 AI 대표 종목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경우 AI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의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AI를 지향하며, 특히 AI 기술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자사의 핵심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처럼 네이버도 검색 기능과 AI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쇼핑에도 AI 기술을 적용하며, AI를 기반으로 개인 이용 데이터를 활용해 관심 상품을 추천한다. 또 오프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의 ‘스마트 어라운드’ 기능을 출시하며 주변 상점 추천과 자주 가는 장소 주변의 즐길 거리 등 생활 밀착형 정보도 제공한다.

이경일 연구원은 “네이버가 AI 기술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기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D2SF(D2 Startup Factory)를 통해 AI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을 진행했었다”며 “이후 2017년에는 유럽 최대의 AI 연구센터를 인수해 ‘네이버랩스 유럽’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때부터 네이버가 국내에서 AI 기술로 앞서나가게 됐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카카오 브레인과 카카오 AI 랩을 통해 AI를 연구 중이다. 현재 AI 플랫폼 ‘카카오 i’를 탑재한 카카오 미니가 대표 상품이다.

홍 팀장은 “카카오의 경우 B2B를 통한 AI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HDC산업개발 등과 협력해 자동차, 가전, 홈서비스, 오프라인 매장 등 모든 공간으로 ‘카카오 I’ 확산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의 AI 기술은 음성인식 대화형 AI 비서 ‘카카오 i’, 상호 반응형 AI 챗봇 플랫폼 기반의 ‘simpson’, AI와 사람이 자연스럽게 대화하도록 하는 DFLO 프로젝트 등이 있다”며 “최근 카카오벤처스를 통한 투자 기업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솔루션 ‘데이블’, 감성 AI 기반 대화형 광고 솔루션 ‘리플에이아이’, 크라우드 소싱 기반 AI 데이터 플랫폼 ‘셀렉트스타’ 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