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지난 26일 실속형 대화면 스마트폰 LG Q51을 출시했다. 출처=LG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사업을 ‘볼륨 확장’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iOS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로 양분되고, 미드레인지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신형 스마트폰 LG K61, LG K51S, LG K41S를 해외에서 출시한 데 이어, 국내에서 LG Q51을 출시했다. LG전자가 새로 출시한 모델 4종은 모두 미드레인지 스마트폰으로,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버금가는 성능을 가진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러한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1조원 MC 사업본부…그래도 버릴 수 없는 카드


▲ 2019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카운터포인트리서치

LG전자는 지난 1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각 사업본부의 개별 실적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실적은 처참했다. MC 사업본부는 2019년 매출 5조966억원, 영업손실 1조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은 전년(9.9%)에서 16.9%로 더욱 커졌다. LG전자는 MC 사업본부의 저조한 실적에 대해 해외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 감소,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유통재고 조정 등 다양한 원인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92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1060만대 감소했고, 점유율은 1%p(포인트) 줄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별도 카테고리에 넣지 않고 기타(Others) 카테고리에 분류했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메이커로 분류되는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그간 강조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적으로 해석한다면 스마트폰은 진작에 버리는 카드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로 밝힌 ‘고객의 가치’를 본다면 필수적인 카드가 된다. 5G(5세대이동통신),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과 연결점에서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손실을 입더라도 떠안고 가야하는 분야다. LG전자는 올해 MC 사업본부에 생산지 효율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해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LG그룹의 R&D(연구개발) 거점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SW)를 강화 중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고, 확장 가능성이 남은 미드레인지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드웨어(HW) 성장만이 아닌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AI 플랫폼 ‘LG 씽큐(ThinQ)’를 결합한 생활가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지속적인 R&D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볼륨 확장’, 플랫폼化 전략 부합


▲ 해외에 출시한 실속형 스마트폰 LG K61. 출처=LG전자

LG전자가 올해 연초부터 4종의 미드레인지 스마트폰을 출시한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과 볼륨 확장으로 해석된다. 올해 2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을 대량으로 내놓은 것에 정면으로 부딪히기 보다는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주요 매출원인 H&A(가전/에어컨),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와 스마트폰을 통한 ‘연결점’을 찾고, MC 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에 집중돼 있다.

실제 올해 LG전자는 LG 씽큐와 결합된 냉장고, 8K TV, 에어컨,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 신제품을 연이어 공개했으며, IoT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프로액티브 서비스’를 통해 제품 간 연결점을 더욱 강화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생활가전 고도화 중심에는 스마트폰 ‘볼륨 확장’이 뒤따라오고 있다. 물론 타사의 스마트폰에서 LG 씽큐를 앱으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지만, 호환성 및 연결성 부분에서 같은 브랜드라는 이점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5G 콘텐츠 시장의 성장으로 스마트폰 ‘볼륨 확장’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 올해 MC 사업본부는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가장 먼저 다수의 라인업으로 확장을 선언했다. 이는 관계사인 LG유플러스가 5G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용 콘텐츠를 확산하는 데 스마트폰이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며, LG 씽큐를 통한 생활가전과 IoT 동반 성장까지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19년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카운터포인트리서치

LG전자는 지난해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이 낮아졌어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2019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0%로 삼성전자(43%), 화웨이(3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미드레인지 제품을 연이어 내놓은 LG전자는 올해 5G 시장 성장과 함께 MC 사업본부의 변곡점이 다가올 전망이다. 대신증권 박강호, 양원철 연구원은 “2020년 LG전자 MC 사업본부의 영업적자 축소 및 5G 시장에서 경쟁력 회복 측면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5G 시장에서 LG전자가 경쟁력을 회복 못하면 새로운 의사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