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세계 증시 규모의 2%정도 밖에 안 되는 국내 증시. 이 마저도 잃게 생겼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20~30대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내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며 걱정한다.

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들도 국내 기업보단 해외 기업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고객에게 수익을 가져다줘야 하는데 국내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종목을 잘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은 일례로 네이버보단 구글의 주식을 사는 게 더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네이버가 구글처럼 글로벌한 기업으로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의 경우엔 글로벌 기업인 애플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국내의 경우 인덱스 펀드를 이용한 분산투자가 사실은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미국의 S&P 500과 국내 KOSPI 200의 상위 구성 종목을 비교해보면 국내는 반도체와 자동차 2~3개 업종의 비중이 절반을 넘기지만 미국은 30%도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지수의 종목 구성에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 바로 기업들의 글로벌화 부분이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그것만으로도 글로벌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국내 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하나뿐이고, 미국 S&P 500에 포함된 기업은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게다가 미국 S&P 500의 기업들이 해당 분야의 글로벌 리딩 컴퍼니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또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26%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즉 삼성전자의 주가가 출렁일 경우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로 눈길을 돌릴만한 이유들은 너무나도 많은 상황이다.

심지어 국내 자산가들의 자금은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금융투자상품보단 부동산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만 해도 금융투자상품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 펀드’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펀드에 가입했다. 국회에서도 부동산 대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고민이 많아진다. 자꾸만 상황이 나빠지는 국내 증시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정부에서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비과세 부분은 투자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 그리고 국내 자산가 등으로부터 금융투자상품이 부동산과 같은 관심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 다음으로 ‘투기’가 아닌 ‘투자’라는 시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후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진다면 국내 증시는 지금보다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