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인을 탄다'(혹은, 코인을 빨다)라는 말이 있다. 몇 년 전 가상화폐(코인) 투자 광풍이 불 때 코인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맞춰 돈을 투자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빗댄 말이다. 지금은 ‘좋은 기회가 들어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사업이나 투자를 결정하는 것에 있어 과감하게 나서야 할 때, 혹은 확실하게 물러서야 하는 시기를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로 코인을 ‘잘 타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모두가 힘들어하거나 격앙돼있는 때를 기회로 여기고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이들이 ‘코인을 타는’ 경우도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 나라가 비상사태에 돌입함에 따라 어떤 이들은 질병의 아픔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생업에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나라 전체의 어수선함을 교묘하게 이용해 나쁜 의미로 코인을 타는 이들이 등장해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심지어 그 수법들은 하나같이 매우 저열(低劣)하다. 

잘못된 내용의 국내 코로나19 확진 속보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현황지도가 포함된 가짜뉴스 등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코로나 국내 현황’ ‘국내 코로나 실시간 현황’ 등을 제목으로 하는 메일에 악성코드를 담아 PC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려고 한 사례도 발칵됐다. 이러한 시기에 코인을 타기 시작한 이들은 이런 사기꾼들 뿐만이 아니다. 

평소 현 정부에 대해 증오의 메시지를 표출하고 있는 극우성향 유튜버들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타당한 근거없이 현 정부를 향해 다분히 악의적 비난을 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퍼뜨려 많은 이들을 불안케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국민들의 마음이 분노로 가득한 상황을 이용해 ‘코인을 타고’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혹은 동영상 조회수를 늘려 수익을 거두려는 얄팍한 심산이다. 건전한 비판의 한 줄기라고 이야기하면서 미사여구를 써가며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애써 정당화하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모두가 뜻을 모아 현재의 난관을 헤쳐 나가자고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대중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이들의 행태는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수법들은 한없이 비열하다. 

코로나19의 확진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연일 전달되는 확진자 수 증가 소식은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세상에는 하면 안 되는 행동과 말이 있다. 이 시국에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코인을 타는’ 이들은 반드시, 언젠가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스스로 자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