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불모터스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프랑스 완성차그룹 PSA의 승용 전문 브랜드 푸조가 올해 전동형 차량에 이어 픽업트럭을 내세우며 라인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만 만나볼 수 있었던 푸조의 사자 엠블럼이 상용차에도 박혀 소비자를 마주할 예정이다. 푸조는 공격적인 상품군 확장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입지를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푸조의 한국 수입·판매사 한불모터스는 지난 2월25일 푸조의 신형 픽업트럭 모델 ‘랜드트렉(LandTrek)’의 이미지와 주요 사양을 공개했다.

랜드트렉은 디젤가솔린 등 두 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1.9리터 디젤 엔진, 6단 수동변속기 등을 갖춘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5.7㎏·m 등 수준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2.4 가솔린 터보 엔진, 6단 자동·수동변속기 등 조합의 가솔린 모델은 210마력, 32.6㎏·m 등 성능을 갖췄다. 적재 중량 1~1.2톤, 견인능력 3.5톤 등 힘을 낼 수 있고, 운전자가 후륜 2륜·4륜 등 구동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좌석은 2~3인용(싱글캡), 5~6인용(더블캡) 등 두 가지 선택지로 구성됐다. 이밖에 10인치 터치스크린, 커넥티드 기능(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360도 카메라, 차선이탈경고 등 편의·보조사양도 적용됐다.

푸조는 랜드트렉에 앞서 지난 2017년 중국 둥펑자동차와 합작해 설립한 둥펑·푸조·시트로엥(DPC)을 통해 ‘픽업’이라는 이름의 픽업트럭을 출시했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제작한 픽업은 둥펑 픽업트럭 ‘리치’에 브랜드 엠블럼을 바꿔 단 제품이었다. 리치도 애초 일본 완성차 브랜드 닛산의 픽업트럭 나바라에 적용된 차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픽업은 엠블럼을 제외하면 푸조 색깔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모델이었다.

푸조는 브랜드 글로벌화 전략의 일환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픽업을 내놓았다. 픽업트럭 모델에 대한 자체 개발·생산 역량이 없는 상황에서 타사와 협업함으로써 가장 신속히 푸조 브랜드의 트럭을 내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랜드트렉도 PSA의 또 다른 중국 협력사인 장안(Changan) 자동차의 픽업트럭 카이쳉 F7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양사는 2017년부터 랜드트렉 공동개발에 착수해 3년여 만에 시장에 내놓았다. 랜드트렉도 F70의 외관, 내부 구성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푸조 특유의 디자인 세부요소들도 적용되는 등 픽업보다 여러 부분에서 푸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푸조는 랜드트렉을 중국,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장 필립 임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 푸조 CEO는 작년 12월 유럽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유럽’과의 인터뷰에서 랜드트렉을 비롯한 상품 판매 전략을 소개했다.

임파라토 CEO는 “푸조는 그간 국가별 완성차 판매 비중 가운데 절반은 유럽이 차지하고 나머지를 기타 국가에서 채워왔었다”며 “하지만 현재 글로벌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이란을 비롯해 터키, 아르헨티나 등 주요 진출국에서의 판매 부진에 따라 유럽 국가의 매출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조는 국가별 판매 비중을 다변화하기 위해 픽업트럭을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랜드트렉으로 전 세계 시장의 파이 일부를 차지하겠다기보다 시장 신뢰도와 특장점을 갖춘 동급 경쟁 모델과 겨뤄보려는데 전략의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푸조의 글로벌 상품 전략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랜드트렉을 출시할까. 한불모터스는 현재로선 우리나라 출시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대표이사는 ”푸조는 랜드트렉을 남미와 남아프리카 등지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라며 ”유럽, 북미를 비롯해 한국에 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