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이란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중동 곳곳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라크·쿠웨이트·바레인·오만 등 지역에서 감염이 확인됐으며, 확진자 모두 이란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국영 KUNA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 정부는 자국민 2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 1명이 첫 확진자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 모두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순례지로 꼽히는 이란 동북부의 마슈하드를 다녀온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웨이트 당국은 마슈하드에 성지순례 간 자국민 700여명을 22일부터 특별기로 데려왔다. 귀국해서 격리·관찰 중이던 성지순례객 중 한 명이 이날 확진자로 확인됐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24일 현재 마슈하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다.

같은 날 이라크 보건부도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이란인 유학생 1명이 감염자로 처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21일 이란으로 통하는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고, 국적기의 이란 노선 일시 중단과 자국민 제외한 이란발 입국자 차단을 조치로 취했지만 확진자가 국경 차단 이전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보건부 역시 코로나19 첫 확진자로 판명된 자국민 1명이 이란 여행 이력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도 최근 2주 이내 이란 체류 경험 있는 외국인에 대해 21일부터 입국을 금지했다.

오만에서도 24일 자국민 2명이 이란에 다녀온 직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오만 정부는 이란에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멈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라비아반도 걸프 지역 중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예멘 3개국만 아직 코로나19 안전지대로 남게 됐다.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의 사우디는 이란 방문과 이란발 입국 모두 불허하고 있다. 카타르는 이란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조치로 14일간 격리·관찰을 결정했다. 예멘은 내전 중이라 대응 방침이 따로 없지만 이란과 교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