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황이 안정되는 지표가 확인되지 않는한 이같은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0원 오른 12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 기준 지난해 8월13일 기록한 1222.20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 환율도 1220.65원까지 올라 지난해 8월26일(1221.5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외환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우려에 DXY 미 달러지수는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인 99선대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의 직격탄을 맞은 위안·달러환율도 7위안선을 넘어섰고, 성장 부진에 시달린 엔·달러 환율 역시 112엔선 내외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원화 약세는 급격한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에 따른 국내 문제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부터 국내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20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27원 넘게 급등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코로나19가 원달러 환율의 주요 결정변수가 됨에 따라 앞으로 원화의 방향성도 국내 확진자수 증가 속도와 맞물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작년 8월13일(장중 1224.96원)에 기록했던 전고점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확진자수 증가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야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

특히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누를 요인은 외환 당국의 개입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상승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은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외에는 기대할 게 없다"면서도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원달러환율의 상승속도를 억제할 뿐 추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 달러가치는 세계경제와 역의 관계에 있어 코로나19의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한 고공권 행진이 불가피하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우상향이다"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환율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결정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는 준비된 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화까지 약세를 나타낼 정도로 달러 인덱스가 정말 강한 상황"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여타국가의 통화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우리만의 특수한 사정인지, 국제 금융 시장 전체에 큰 움직임이 있는 것인지 함께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