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코로나19가 보험사에게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량 운행‧병의원 방문이 줄어드는 등 보험 가입자들의 활동성이 둔화되면서 보험사 손해율(보험료 수입에서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반짝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보험 설계사들은 4월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영업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대면 영업에 지장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가입자 활동성 둔화…“단기적 손해율 개선될 듯”

24일 증권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효과'로 보험사들의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DB손해보험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9%,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된다"며 "2월 장기보험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지난달 대비 약 8~9% 줄었다. 일반적으로 1월 대비 2월 감소 폭이 3~4%임을 감안했을때 코로나 효과는 약 4~5%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질병‧상해 보험금 접수가 평균 25일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은 3월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손보업계 반사이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3~4월에 위험손해율 하락으로 DB손보, 현대해상 등 손보 업계에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보험사 손해율에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은 보험 가입자들의 활동성이 낮아지면서 자동차 등 사고 확률도 떨어질 것이란 관측에 기인했다.

실제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9개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91.7%로 지난해 말 122.7% 대비 약 3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교통량 감소가 주효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감염 우려에 병원 방문이 줄어들면서 관련 보험금 청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코로나19 진료비는 정부에서 전액 보장해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에도 악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 및 차량 운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손해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과거 국내 메르스(MERS) 기간 동안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등의 장기손해율과 자동차손해율은 개선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단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자동차 이용 감소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지고 △병원 방문 기피 현상 △위생관리 강화 등으로 실손보험 손해율도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생보사는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으로 인한 이차역마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출처=한국신용평가, 손해보험협회

◇ 대면 영업력 약화…“4월 보험료 인상 미뤄졌으면”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설계사 대면 영업 기피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 보험설계사는 "코로나19가 심각한 이유 중 하나는 경제활동 둔화로 우리 영업에도 큰 타격이 가해진다는 점"이라며 "(코로나19가) 금방 끝날 줄 알고 보험영업까지는 피해가 오지 않겠다 싶었는데, 코로나 등 여러모로 추후 많은 설계사들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설계사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최근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영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설계사도 나왔다. 전주시와 김해시에서 영업하던 설계사 A씨는 지난 21일 코로나19 113번째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어 113번째 확진자의 동료인 B씨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임직원 중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나오자 해당 대구사옥을 폐쇄했다. 같은 사옥에서 근무하던 170여명도 자가격리 된 상태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에 지장에 생기자, 설계사들은 오는 4월에 인상 될 보험료 개정 이슈도 조정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보험료가 인상되기 전 영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인데, 감염 우려로 만남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적극적인 영업에 제약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한 설계사는 "코로나19 때문에 3월 영업이 힘들 수 있는데, 4월 이뤄질 보험료 개정도 미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련 보장에 대한 보험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높아질수 있다"며 "하지만 보험 특성상 직접 가입하려는 보험소비자보다 설계사 영업을 통해 가입하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감염 우려에 미팅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대면 영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