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남성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가 흡연 습관과 생물학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흡연을 만성질환으로 분류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산차병원은 출산 계획이 있을 시 자궁근종 검사를 먼저 받아보라고 권했다.
코로나19 사망률 흡연 습관과 관련 있어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통계상 중국의 경우 고령자와 남성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CDC)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의 감염 비율은 유사했으나, 사망률의 경우 남성이 2.8%, 여성이 1.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NYT는 중국의 흡연율을 지적했다. 전세계 담배 소비의 40%가 중국에서 발생하며 남성의 흡연율은 50%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흡연율은 24.7%로 다섯 명 중 한 명이 흡연을 하는 셈이다. 전문가는 미국의 사망률이 낮고 확진자의 증상이 경미한 점도 지적하며 흡연률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NYT는 또 면역체계의 차이를 꼽았다. 담배의 유해물질은 신체의 선천적인 면역체계를 교란할 뿐 아니라, 폐기능을 손상시키고 당뇨병 등 다른 질환을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보고에 따르면 여성의 면역체계가 남성보다 활발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기억 형성도 여성이 비교적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은 류마티스성 질병이나 루프스병 등 자가면역질환에 취약했다.
사블 클라인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원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사례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가 발생했던 때 홍콩의 경우 감염 비율은 여성이 높았으나 사망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50%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흡연은 만성질환, 의학적 도움 필요해
김도훈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흡연자들은 종종 왜 금연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금연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말한다"면서 “금연의 왕도는 없지만, 금연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시 개인의 강한 의지와 전문가의 도움이다”고 말했다.
김도훈 교수는 “일단 금연을 결심하면, 금연 시작일을 정하게 되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면서 “아직 금연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오늘 달력을 펼쳐 한 달 이내의 날짜에 동그라미를 하고, 금연시작일로 확정하는 것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흡연이 미치는 악영향을 알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그 주변 사람의 폐는 최소한 43가지의 발암 물질에 노출된다.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도 떨어지고 만성 저산소증 현상을 일으킨다. 모든 세포의 신진대사에 장애가 생기며 노화 현상까지 일으킨다. 금연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건강에 이득이 된다. 이는 흡연관련 질병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적용된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흡연자가 매년 담배를 끊고자하지만 실제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다.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이보다 드물다. 담배의 중독성 때문이라는 평이다.
과거에는 흡연은 단지 개인적 습관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오늘날 담배의 중독성이 문제시 되면서 전문가들은 담배를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향정신성 약물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만성질환으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정부는 흡연을 만성질환으로 분류하고 고혈압이나 당뇨와 마찬가지로 가이드라인을 갖고 관리할 것을 권고 하고 있다.
이에 김도훈 교수는 흡연자들은 다른 만성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약물 치료나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을 권했다.
출산 계획 있다면 자궁근종 검사부터
나영정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자궁근종의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진단과 추적관찰이 중요하고, 증상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절개부위의 상처를 최소화하고, 자궁을 보전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치료방법이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나타나는 양성종양으로 최근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호르몬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체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과 관련되어 폐경하고 나면 크기가 자라지 않으며, 작아지는 경우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자궁근종 환자수는 42만7336명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5년에 30만4504명이었던 것에 비해 40%가 증가한 수치다. 1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환자수가 증가했으며, 특히 30대 33.6%, 40대 26.5%로 증가했다. 20대에서도 34.1%나 늘어났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4세인 점을 고려하면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근종이 증가하고 있다.
자궁근종은 보통 생리양이 늘어나거나 부정출혈이 나타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근종이 커지면 방광을 압박해 소변이 자주 마렵고 허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아랫배에서 딱딱한 혹이 만져지는 경우도 있다.
자궁근종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 아니기에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인 관찰을 한다. 그러나 생리과다와 심한 생리통, 자궁출혈, 빈뇨와 배변시 불편감, 그리고 복부에 종양이 만져질 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크기나 위치에 따라 난임이나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기에 부적당하게 자궁내막이 변할 수도 있고, 난관 이 눌리거나 막혀서 정자가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배아가 착상하는 것을 방해해 유산 확률을 증시키기 때문에 임신 전에 미리 제거하는 편이 안전하다.
전문가는 ▲생리과다와 비정상 출혈로 빈혈증세가 있는 경우 ▲생리통과 골반통증이 심한 경우 ▲방광압박으로 배뇨에 불편이 있는 경우 ▲급속히 크기가 커져서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 ▲자궁근종이 불임의 유일한 원인인 경우 치료를 권했다.
최근 자궁근종의 환자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반면, 자신의 몸 건강에 대해 관심이 부족하거나 자궁근종이라면 무조건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진료를 꺼리는 여성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수술법이 발달하면서 적은 상처로 빠른 회복이 가능해졌다.
자궁근종의 치료 방밥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근종만 없애는 ‘근종 절제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중에서도 복강경 수술과 로봇복강경 수술, 단일공 로봇수술이 만족도가 높다. 이는 절개부위가 적고 입원기간이 짧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자궁전체를 들어내는 ‘전(全) 자궁적출술’도 실시됐으나 가임기 여성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출산이 끝난 중년여성에게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 지금은 지양된다.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는 호르몬을 이용하는 '약물요법', 근종으로 가는 혈관을 차단하는 '자궁동맥색전술', 고강도 초음파로 근종을 녹이는 '근종용해술'(일명 하이푸 시술) 등이 있다. 약물요법의 경우 완치를 기대하긴 어렵고, 부작용이 있어 일반적으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하이푸 시술은 자궁파열이나 태반형성이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시술 후 생기는 유착 때문에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자궁동맥색전술도 치료 후 임신을 했을 때 유산이나 조산, 사산의 위험이 증가한다.
자궁근종의 경우 근종의 위치나 개수, 크기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유무와 심각성, 나이, 근종크기 및 위치, 임신여부 등을 최대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산차병원 부인종양센터에선 임신계획이 있는 여성을 위해 난인센터와 연계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