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지역사회감염 현상을 보이며, 국내 ICT 및 전자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소비 심리가 떨어지며 시장이 위축되는 한편 감염 위험이 커지며 사업장이 폐쇄되는 등의 복합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시장 위축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소비지출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최저점에서 오름세로 돌아선 소비지출 전망지수가 코로나19 쇼크에 따라 2월 들어 다시 크게 하락했다. 실제로 컨슈머인사이트가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를 통해 매주 1000명에게 △주거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의류비 △내구재 구입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총 9개 항목에 대한 소비지출을 향후 6개월간 '늘릴것'인지, '줄일것'인지를 물어 '소비지출 전망지수'를 산출한 결과, 2월 2주 기준 88.8(중립100.0)을 기록해 1월 90.6보다 1.8포인트(P) 떨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코로나 19는 소비자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서, 이동과 대면 접촉의 기피라는 일상생활상의 불편과 불안을 수반하고, 경제 활동의 위축과 수입 감소라는 현실적 곤란을 초래해 사회 전체를 침체로 몰아가는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보건문제, 일상생활 문제, 경제문제 등 전면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하락하며 ICT 및 전자 업계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타격이 상당하다. 5G 및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에 따른 다양한 스마트폰이 등장해 올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팽창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1월 스마트폰 출햐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나 줄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에 돌입하고 올해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중국에 제조 거점을 둔 화웨이와 애플의 타격이 컸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달월 기준 1220만대에 머물렀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 줄어든 수치다. 다만 애플은 1월 기준 160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출하량이 증가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비해 무려 38%나 출하량이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애플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점유율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월 1220만대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반도체 및 생활가전 등 다양한 ICT 전자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 소비거점을 둔 업계의 시름이 크다. 중국이 당분간 기존 수준의 대규모 소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 지향 중심의 국내 기업들의 속도 타들어갈 전망이다.

직접적인 사업장 폐쇄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ICT 및 전자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직접적인 사업장 폐쇄도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최초 코로나19 파동 당시, 중국 부품업체들의 국내 물량 수급이 어려웠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국내 사업장의 ‘셧다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이 단적인 사례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유포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신천지 교인과 사업장 인력의 접촉이 확인됐으며, 22일 구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구미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SNS를 통해 "구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확진자는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교회 집회에 참석한 남자친구와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자택에서 격리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업장은 현재 일시 폐쇄된 상태며 방역을 거쳐 24일 재가동된다.

한편,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갤럭시Z플립을 생산하는 2공정라인 직원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장 가동 중지로 갤럭시Z 플립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대구 및 청도 등 구미에서 공장을 주로 가동하는 LG는 21일부터 출장 자제 및 공장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구미에 공장을 운영하는 LG 계열사들은 확진자가 나온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 및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와 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21일 비상대응 활동을 대폭 강화해 일부 직원 유급휴가 및 자체 방역 시스템 가동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신입사원이 나와 초비상이 걸린 바 있다. 즉각 임직원 800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S 칼텍스도 한 직원이 확진자의 가족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자 21일부터 연구소를 닫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