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지현기자]

‘알뜰소비’라는 말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다 보니 어느 덧 ‘우리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냐’는 반발심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듯한 분위기다. 출산비 1000만원 시대, 양육비와 집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30~40대 부부들 입장에서는 짓누르는 경제적 압박에 속이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능사도 아니다. 현명한 소비는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그치지 않고 부지런히 찾아나서는데서 단서를 찾아야 한다. 누릴 것은 누리고 살 것은 사되 낭비가 아닌 ‘쓰면서 돈을 버는 현명한 소비의 달인’이 되는 비법을 찾아보자.

‘베이비 푸어’라는 말이 있다. 출산비 1000만원 시대가 오며 출산 및 육아비, 그리고 집 장만으로 대출이자에 쫓기는 30~40대 젊은 부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임신을 하면 40주간 들어가는 각종 검사비만 약 70만원이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으면 입원비 포함해 약 200만원의 비용이 들고 산후조리원 비용 역시 최소 200만원이다. 아기를 안을 때 쓰는 아기띠, 아기이불, 젖병세트 그리고 유모차까지 합쳐서 아기를 키울 때 꼭 필요한 4가지 용품이라 하는데 이 4가지만 합쳐놓아도 벌써 150만 원 가까이 주머니에서 빠져나간다.

아기를 낳으면 예방접종비도 무시 못한다. 폐구균과 장염 예방주사로 25만원이 드는데 모두 4번 맞혀야 하니 예방접종비만 100만원이다. 특별히 사치를 부리지 않아도 아이 한 명을 낳고 키우는 데 소득의 40% 넘게 들어간다면, 이게 바로 젊은 부부들이 아이 기르느라 노후를 갉아먹는 베이비 푸어 사회라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할만 하다.

게다가 매월 돌아오는 높은 대출 이자 등은 30대 젊은 부부의 숨통을 조여 온다. 이 때문에 대출 이자와 갈수록 늘어나는 양육비를 부담하기 위해 100일도 안 된 갓난아이를 위탁시설에 보내고 직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요즘 30대 젊은 부부의 현주소다. 때문에 요즘 30대 부부들은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지원금을 꼼꼼히 챙기고 온라인에서 정보를 공유한다. 정부지원금은 임신과 출산시, 그리고 육아에 있어서는 특히 챙겨야 할 요소다.

본지는 30~40대 부부들의 가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알뜰소비의 달인들을 만나 그 노하우를 엿봤다. 기자가 만나본 한 알뜰주부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형마트를 이용한다. “재래시장이 저렴하다고 하지만 소규모 가족일 경우에는 마트가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주부의 경험담이다.

“에누리를 하다 간혹 ‘덤’으로 필요이상의 물품을 사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그녀는 990원 상품을 구매하고 된장은 비닐팩에 있는 것을 골라 용기가격을 아낀다. 계산은 평소 즐겨 쓰는 ‘할인카드’로 마무리한다. 가구 역시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유명 가구 브랜드 의 창고형 아울렛 매장에서 적게는 20~30%에서 최대 80% 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한다.

임신후 드는 검사비용도 마찬가지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고운맘카드를 발급받으면 월 6만원 한도로 총 40만원의 비용을 진료비로 사용할 수 있다. 지원금만 챙기면 고수가 아니다. 최대한 보건소를 이용해 병원의 비싼 진료비를 아낀다. 현명한 주부는 나라의 지원금과 보건소 진료를 적절히 활용해 약 50만원의 비용을 아끼고 있다. 그야말로 돈을 버는 소비다.

육아지원금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올해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전국의 만 5세 어린이는 공통교육과정(일명 ‘누리과정’)에 따라 수업을 받는다. 정부는 누리과정의 적용을 받는 어린이에게 보육비 일부를 지원한다. 공제액은 국·공립 유치원생 5만9000원, 사립 유치원생 20만원이다(1개월 기준). ‘어린이집 원비가 26만4500원일 경우 여섯 살인 딸은 만5세에 해당해 20만원을 지원받아 실질적으로 원비는 6만4500원만 내면 된다.

고유가시대는 카 라이프 스타일(Car Life Style)에도 변화를 가져다 줬다. 필요에 따라 차량을 빌려 쓰는 렌터카를 넘어 시간으로 빌리는 ‘카셰어링’이 등장한 것이다. 최소 1시간 30분 단위로 빌려쓸 수 있으며 대부분 주택가 근처에 보관소가 있어 장소만 잘 알고 있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린카’로 등록비 2만원, 연회비 5만원을 지불하면 언제든지 사용이 가능하고 1시간당 시간당 8km(1일기준 최대 60Km) 까지 주유비가 무상 제공한다. 누릴 것은 누리고 살 것은 사되 낭비가 아닌 ‘돈을 버는 소비의 달인’이 되는 지혜들을 모아본다.

최원영 기자 uni3542@